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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hapter 22. 태국의 음식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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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2mark 지역에 따른 음식문화의 차이

음식문화와 관련하여 태국은 크게 중부, 남부, 북부 및 동북부로 나눌 수 있다.

중부는 방콕을 위시하여 서부, 동남부를 포함한 지역이고, 남부는 말레이반도 지역에 해당되며, 북부는 치앙마이(Chiang Mai), 치앙라이(Chiang Rai), 매홍손(Mae Hongson)을 중심으로 한 지역이고, 동북부는 콘깬(Khon Kaen), 우본(Ubon) 등을 포함한 소위 이산(Isan) 지역이다.

이 구분은 각 지역의 생태적 환경뿐만 아니라 종족적, 문화적, 역사적 경험의 상이성 등과도 깊은 연관이 있다. 오늘날 태국의 음식문화를 말할 때 흔히 방콕으로 대표되는 중부 지역의 음식을 얼른 떠올리게 되고 그에 관해 이야기한다.

그것은 한편으로는 중부 지역 타이인들이 정치적, 경제적, 문화적으로 지배하는 현 태국의 국가체제의 맥락에서, 다른 한편으로는 태국의 대외적 인상에, 관광을 통해서건 방콕 정부의 문화정책에 의해서건, 방콕의 문화가 핵심을 이루고 있다는 측면에서 이해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태국의 다른 지역들은 나름 대로의 음식문화를 지니고 있는데, 여기서 각 지역의 음식문화의 특징을 간략히 살펴보려고 한다.

산악지대인 북부 지역의 대표적 종족은 치앙마이(Chiang Mai), 치앙라이(Chiang Rai), 프 래(Phrae), 난(Nan) 등지에 사는 타이 유언(Thai Yuan)과 샨(Shan)족을 포함한 타이 야이 (Thai Yai)다.

치앙마이를 중심으로 한 북부 지방은 18세기말에야 태국에 완전히 병합되었으며, 그 이전까지는 수 세기간 미얀마의 정치적, 문화적 영향을 받았다.

또한 오래 전부터 雲南지방과의 긴밀한 문화적 접촉을 통해 중국의 영향을 받아 왔으며, 라오스의 라오(Lao) 족과 지리적 근접성으로 빈번한 정치적, 문화적 관계를 가져 왔다.

중부 타이인들의 정치적, 문화적 영향은 특히 북부 지역으로의 철도가 1921년 개통된 이후 본격적으로 들어오기 시작했다고 간주된다.

이처럼 오랜 동안 짜오프라야(Chao Phraya)강 중류 및 하류 지역을 중심으로 하는 중부 타이인의 세계로부터 고립되어 있었기 때문에 북부 지역은 언어, 수공업, 관습 등 그 전통적인 문화의 상당 부분을 아직도 유지하고 있다. 음식문화에서도 북부 특유의 전통을 갖고 있다.

예컨대 중부 태국의 밥과는 달리 북부의 밥은 찹쌀을 대나무 시루에 찐 것으로, 서로 잘 엉켜 있는 꼬들꼬들한 밥을 손가락으로 적당한 크기로 뭉쳐 먹는다. 이 점은 동북부 지방에서도 마찬가지다.

두 지방에서의 이같은 밥 문화는 자연환경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두 지역 모두 토양이 척박하기 때문에 찹쌀 경작이 더욱 용이하고 보편화되어 있다.

반찬으로 돼지고기, 닭고기, 쇠고기 등을 굽거나 양념과 함께 볶아 요리를 만드는 것은 다른 지방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각종 야채를 남프릭옹 쌈장과 함께 먹는 것, 느어켐(nua khem)이라고 부르는 육포, 깽헷(kaeng het)이라고 부르는 버섯국, 캡무(khaep mu)라고 부르는 돼지가죽 튀김 등은 이 지역의 토착적 음식문화에 속한다.

태국음식 느어켐(nua khem)
▲ 느어켐(nua khem)

또한 해안 가까이 있는 남부 및 중부와는 달리 물고기를 선호하지 않으며 신맛 나는 음식을 즐기지 않는 것도 구별되는 점이다 (최창성, 1995: 15).

그밖에 다른 음식문화의 특징으로는 돼지고기를 써서 만든 냄(naem)이라고 부르는 독특한 소스, 중부나 남부 지방에서 널리 사용되는 야자과즙을 넣지 않아 약간 묽은 경향이 있는 북부의 카레 등을 들수 있을 것이다. 북부 지방의 음식문화에는 미얀마와 라오스 음식문화의 영향이 뚜렷하다.

예컨대 계란국수에다가 닭고기, 돼지고기 혹은 쇠고기를 넣은 카레국인 카오소이(khao soi)와 생강, 심황, 타마린드 등으로 양념을 한 돼지고기 카레인 깽행라이(kaeng haeng lai)는 미얀마의 영향을 받은 음식이다.

라오스 기원의 음식으로는 매운 어린 고추에 라임을 넣은 남프릭 눔(nam phrik num)과 붉은 닭고기 카레에 레몬풀을 첨가한 옥까이(ok kai) 등을 들 수 있다. 북부 음식문화의 독특함과 관련하여 끝으로 중부 및 남부에서는 볼 수 없는 ‘밥상’ 문화가 있다.

북부 지방에서는 전통적으로 잔치나 연회시 칸똑(khan tok)2)이라고 부르는 대나무 소반에 음식들을 얹어 손님들에게 내온다 (Hutton, 1995: 17-18). 북부의 음식은 전반적으로 볼 때, 맵고, 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중부에 비해 그다지 달지 않은 것이 특징이다.

북부 지역과 마찬가지로 동북부도 20세기초까지 방콕을 중심으로 한 중부 지역의 문화와 떨어져 있었다. 북부와 마찬가지로 대부분 고원지대인 동북부 지역은 그 주민의 구성과 언어와 관습을 포함한 문화에서 오히려 라오스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강우량이 적고 토양이 척박하여 남부나 중부와 같은 풍부한 논농사 지역이 아닌 이 지역은 태국에서 경제적으로 가장 낙후되어 있다.

그 때문에 이 지역으로부터 많은 주민들이 방콕을 위시한 중부 지역으로 이주하여 공장 및 건설 노동자, 항구의 인부, 택시기사, 가정부 등으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

전통적으로 이산 지역에 대해 문화적, 경제적인 편견을 갖고 있는 중부 타이인들은 이산의 음식문화에 대해서도 그것을 “이상한” 것으로 경멸하는 경향이 있었다.

이 지역의 별미에 속하는 딱정벌레 요리, 메뚜기 요리, 개미알(ant egg) 요리, 달팽이 카레요리 등은 산악지대의 생태적 환경의 산물로서 물론 평범한 음식은 아닐 것이다. 도마뱀, 개구리, 들쥐, 뱀 등을 불에 구워 가루로 만들어 남프릭에 넣어 먹는 것도 이 지방의 독특한 음식문화에 속한다.

그러나 최근 동북부 주민의 이주와 함께 동북부 음식이 널리 퍼지면서 이산 음식에 대한 인식이 점차 바뀌고 있다. 특히 몇 가지 음식은 태국 전역에서 일반적인 음식으로 보편화되어 있다.

예컨대 상추, 양배추, 토마토 등의 야채와 소금에 절인 민물게 혹은 새우, 그리고 고추, 남쁠라, 종려당 등을 파파야와 함께 버무린 맵싸한 생채무침인 솜땀(som tam), 쇠고기(원래는 물소고기) 육회를 볶은 쌀가루, 고추, 후추, 라임, 레몬풀, 박하풀, 남쁠라 등과 함께 버무린 쇠고기 샐러드인 랍(lap), 그리고 고추 소스와 마늘에 무쳐 구운 닭고기 구이인 까이양(kai yang) 등을 들 수 있다.

태국음식 솜땀(som tam)
▲ 솜땀(som tam)

동북부 음식은 메콩강을 사이에 두고 있는 라오스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았는데, 그것은 이산 주민들의 대부분이 종족적으로 라오(Lao)인 점을 고려하면 그리 놀랄 일이 되지 못한다.

양념으로 이논드(dill; "라오스 고수풀잎“이라고도 불린다)를 널리 쓰는 것, 찹쌀밥을 선호하는 것, 마른 새우와 콩나물을 여러 양념과 함께 속을 채운 파삭파삭한 과자인 카놈 부엉(khanom buang) 등은 모두 라오스 기원이다.

이산 지역은 북부 지역과 마찬가지로 바다에서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물고기 음식은 주로 민물고기를 쓴다. 메기와 가물치가 대표적인 물고기며, 특히 소금에 절인 생선으로서 발효조미료로 사용되는 쁠라라(pla ra)와 위에서 언급한 남프릭 쁠라라는 주로 가물치로 만든다.

이산 음식은 전반적으로 볼 때 중부 음식에 비해 맛이 짜고 단순하다고 할 수 있다 (Hutton, 1995: 18-19). 말레이반도에 위치해 있는 남부는 좁은 반도의 좌우로 인도양과 남중국해를 끼고 있으며, 강우량이 많고 울창한 밀림이 발달해 있다.

중부 지역의 광활한 논보다는 고무나무 및 야자 나무 플랜테이션이 경치를 이루고 있다. 이러한 자연환경이 음식문화와 관련하여 중요한 측면은 풍부한 해산물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남부 음식문화의 또 다른 중요한 특징은 전통적 으로 말레이인의 영향과 말레이반도에 진출한 중국인 및 인도인의 영향을 받아왔다는 점이다.

남부 특히 말레이시아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빠따니(Pattani), 나라티왓(Narathiwat), 얄라(Yala), 사뚠(Satun) 등의 지방들은 종족적으로, 언어적으로 말레이인들의 세계며 종교적으로 이슬람이 지배적이다.

한편 송클라(Songkhla)와 푸껫(Phuket) 등 다른 남부 도시들은 수세기 전부터 많은 중국인들이 들어와 살고 있으며 그곳의 음식을 포함한 문화에 중국적 색채를 가미해 왔다.

남부의 음식은 이처럼 말레이인, 중국인, 인도인 음식문화의 영향뿐만 아니라, 늦어도 7세기경부터 말레이반도를 들락거린 인도네시아 자바(Java) 상인들의 영향, 그리고 남쪽으로의 팽창정책을 지속적으로 추구해 온 중부 타이인들의 영향 등 다양한 음식 문화의 영향을 받아 왔다.

자연환경과 관련하여 남부 음식에서 두드러진 점은 우선 야자열매가 풍부하게 쓰인다는 점이다. 국이나 카레를 진하게 만들 때 야자과즙을 넣는다든지, 음식을 튀기는 데 야자기름을 쓴다든지, 야자속살을 여러 요리의 양념으로 사용한다든지의 경우가 그것이다.

야자와 마찬가지로 역시 주로 플랜테이션에서 재배되는 캐슈(cashew) 열매는 흔히 식욕을 돋구는 데나 요리의 고명으로 사용된다. 그밖에 과즙이 많은 작은 파인애플은 가장 인기 있는 후식 가운데 하나다.

해산물은 각종 바다생선, 왕새우, 게, 홍합, 가리비, 오징어, 참새우 등등 그 종류가 다양하다. 그리하여 해산물로 만든 요리가 많으며, 남프릭도 작은 새우로 만든 남프 릭 까삐를 주로 쓴다.

남부 지방 주민들은 중부나 북부 및 동북부에 비해 고기를 적게 먹는 데, 그것은 일차적으로는 이 지역의 풍부한 해산물이 충분한 단백질 공급원이 되기 때문이다. 다른 이유로는 특히 말레이 무슬림 지역의 경우 돼지고기를 금하는 이슬람 신앙과 관계가 있다.

남부 음식에 미친 외래 음식문화의 영향은 예컨대 카다멈, 정향, 계피, 닭고기 혹은 쇠고기 등을 사용한 인도식 카레인 깽 뭇사만(kaeng mussaman), 신선한 과일로 고명을 둘린 말레이식 생선 카레, 구수한 땅콩소스를 곁들어 양념육즙에 절인 고기를 대나무 꼬치에 꽂아 구운 인도네시아식 사떼(satay) 등에서 알 수 있다.

태국음식 깽 뭇사만(kaeng mussaman)
▲ 깽 뭇사만(kaeng mussaman)

남부의 음식은 대개 짜고 시고 극히 매운 편이며, 종종 사또(sataw)라고 부르는 납작한 토착 콩에서 나오는 쓴맛을 즐기기도 한다. 그리하여 일부 남부 음식은 다른 지방의 사람들에게는 그다지 인기가 없다 (Hutton, 1995: 19-21).

끝으로 중부 지역은 태국의 중앙을 북에서 남으로 관통하는 짜오프라야강과 그 지류들의 유역을 끼고 발달해 있는 저지대 평야 지대로, 광활한 논, 과수원, 채소밭이 곳곳에 펼쳐져 있다.

중부 지역의 중심인 방콕은 동시에 태국의 정치경제적, 사회문화적 중심으로, 전국 곳 곳에서 지방 주민들이 다양한 배경과 동기로 이주해 와서 삶을 꾸려 가는 곳이기도 하다.

1782년 수도가 된 이후 태국 역사 전개의 중심축을 형성해 온 방콕은 태국 문화의 흐름과 물자 유통의 중심이며 음식문화의 중심지이기도 하여, 각종 과일과 채소, 해산물, 임산물의 집산지고, 각 지방의 양념들과 요리의 전시장이기도 하다. 그리하여 방콕의 음식문화는 태국 음식문화의 복합체라고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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