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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hapter 1. 사찰 대표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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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2mark 도수 스님과 석남사 장떡

도수 스님과 석남사 장떡

순수하게 장만 넣어 모양과 빛깔

투박하지만 맛은 천하일품

울산 석남사는 신라시대(824년) 가지산의 크고 좋은 골짜기를 골라 호국기도도량으로 창건된 사찰이다. 지금은 운문산 운문사, 계룡산 동학사 등과 함께 비구니 수행도량으로 이름 높다. 특히 조계종 산하 80여 선원 중 문경 봉암사와 더불어 종립특별선원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음식을 만들 때 천수경 독송
식자재 대부분 직접 재배
밭 갈고 씨 뿌리는 것도 수행
별식으로 만든 칼국수 일품
삭발일 찰밥으로 기력 보충
사찰음식 맥은 종류 아닌
음식 대하는 정신에 있어

석남사 주지 도수 스님은 1969년 인홍 스님을 은사로 출가했다. 석남사에서 행자생활을 마치고 봉녕사 강원을 다녔다. 일찍이 사회복지사 자격을 취득하고 유아교육에도 관심을 가져 언양 석남사유치원에서 소임을 보는 등 불교의 사회적 역할수행과 어린이 불자 양성에 남다른 열정을 쏟았다.

1970년대 스님의 기억 속 석남사는 다른 절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공양간에는 큰 가마솥과 조왕전이 있었다. 맷돌로 콩을 갈아 두부를 만들고 특별한 날에는 직접 유과를 만들어 내놓기도 했다. 예나 지금이나 대중이 많다보니 할 일이 많았다.

갓 출가한 이들은 속세의 습(習)이 빠지지 않아 절 예절에 서툴렀다. 그래서 혼나는 일이 다반사였다. 석남사에서는 음식을 만들기 전 조왕전에서 ‘천수경’을 독송했다. 항상 기도하는 마음으로, 감사의 마음으로 음식을 대하고 부처님께 공양을 올리는 마음으로 조리에 정성을 다하라는 경책이었다.

봉녕사의 학인시절은 수행뿐 아니라 사찰음식을 본격적으로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50~60명의 학인들이 발우공양을 하며 3개월에 한 번씩 원주, 공양주, 채공 등의 소임을 돌아가며 맡았다. 그러나 살림이 넉넉지 못해 모든 것이 부족했다.

공양은 밥과 된장국, 김치, 간장, 나물 한 가지가 전부였다. 어른스님들도 마찬가지였다. 배추도 비싸서 양배추김치가 나왔고 그나마도 고춧가루를 거의 사용하지 않았다.

“봉녕사의 저녁은 간소했습니다. 수행으로 지친 몸을 위해 약으로 먹는다하여 ‘약식(藥食)’이라 불렀습니다. 작은 상을 펴서 음식을 놓고 조금씩 발우에 덜어 먹는 방식입니다. 저녁공양을 마치면 은사이신 인홍 스님께서 30분 정도 법문을 해주었습니다.

공양법을 비롯해 사찰에서 생활하며 알아야 할 것들과 하루의 잘못을 경책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일종의 대중공사였던 셈입니다. 당시는 지루하고 불편한 시간이었습니다. 그러나 돌이켜 생각해보면 수행자로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자세를 익히는 고마운 시간이었습니다.”

석남사
▲ 석남사

석남사의 식자재는 스님들이 직접 키우고 채집한 것들이었다. 밭을 갈고 씨를 뿌리고 김을 매고 수확하는 모든 것들이 절집 일과였다. 그래서 구참 스님들의 역할 중에 중요한 것이 초심자들에게 산나물의 종류를 일러주는 일이었다. 시장에서 쉽게 재료를 구할 수 있었지만 당시 대부분 절이 그랬던 것처럼 자급자족으로 생활했다.

석남사에서는 별식으로 칼국수를 해 먹었다. 무슨 뜻인지는 모르지만 옛 스님들은 칼국수를 ‘나왕’이라 불렀다. 가죽나물 말린 것을 삶아 칼국수 국물을 사용했는데 육류나 오신채를 사용하지 않아도 그 맛이 일품이었다.

아마도 맑은 물과 공기 그리고 대중들의 정성이 가득 담겨 있기 때문일 것이다. 겨울철 김장이라고 특별할 게 없었다. 대중들이 모두 나와 배추를 절이고 고춧가루를 조금 묻히는 게 전부였다.

이렇게 담근 김장은 커다란 항아리에 담아 보관했는데, 그 크기가 밑에 있는 김치는 뒤에서 누군가 붙잡아야 간신히 꺼낼 수 있을 정도였다. 그만큼 먹거리가 귀한 시절이었다.

석남사는 종립특별선원인 까닭에 많은 수행자들이 정진했다. 열흘에 한 번 있는 삭발일은 수행자들이 몸을 씻고 묵은 빨래를 하면서 잠시 쉬는 날이었다.

인홍 스님은 수행자를 돌보는 일에 정성을 다했다. 소임자들은 수행자들이 정진하는데 불편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특히 삭발일에는 찰밥을 해 선방스님들께 올리도록 했다. 먹는 게 부실하니 찰밥으로 근기를 보충하라는 뜻이었다.

“사찰음식 가운데 최고를 꼽으라면 단연 장떡입니다. 요즘은 제피잎을 비롯해 다양한 재료를 섞기도 하지만 순수하게 장만 넣어서 만든 옛날 장떡이 최고였습니다. 장을 넣어 동그랗게 만 반죽을 숯불에 구워 훈연해 반찬으로 내놓으면 눈 깜작할 새 밥 한 그릇을 비워냅니다.

대중스님이나 선방스님 모두가 가장 좋아하는 반찬이었어요. 요즘 볼 수 있는 장떡은 예전에 석남사에서 먹었던 장떡에 비해 모양이나 빛깔이 훨씬 곱습니다. 그러나 투박하지만 맛이 일품이었던 그 시절의 장떡은 잊을 수가 없습니다.”

스님은 요즘 사찰음식이 지나치게 현대화 돼 깜짝 놀랄 때가 많다. 젊은 스님일수록 화려하고 특별한 음식에 집착한다. 스님은 이런 스님들에게 소박해도 정성스럽게 준비하는 음식의 공덕을 항상 일깨운다. 수행자에게 음식은 몸을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수단이자 자비심의 발로다.

지금도 석남사에는 90세가 넘은 노스님이 계셔서 김장을 하건, 장을 담그건 이 노스님의 지도로 음식을 만든다. 노스님은 음식을 만들거나 조리하기 전에 항상 ‘천수경’을 독송하도록 하는데 요즘 절집에서 이런 전통이 많이 사라져 아쉬움이 남는다.

“절집 음식이라고 해서 속가와 다른 점은 없습니다. 오신채를 쓰지 않고 육류를 이용하지 않는다는 재료의 제한에 차이가 있는 것이지 속가에서 볼 수 없는 특별한 사찰식이 있는 게 아닙니다. 어떤 절의 경우 그 절만의 고유한 음식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음식의 맥을 잇는다는 것은 음식점에서나 있을 일이지 절집에서의 일은 아닙니다. 다만 음식에 대한 자세, 검소한 정신 등 이런 것들이 사찰음식의 특별한 점입니다. 사찰음식은 그 정신을 잃지 않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어른스님에게 듣는 옛 사찰 먹거리 법보신문

도선사 도수 스님은

1968년 도선사로 출가해 1970년 청담 스님을 은사로 계를 받았다. 어린이·청소년포교와 교정교화활동에 매진해 왔으며, 현재까지 청소년교화연합회 서울지부장, 상임이사 등을 맡아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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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법보신문(http://www.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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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료출처 •서울특별시 친환경급식담당관 •대한불교조계종 한국불교문화사업단(선재사찰음식문화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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