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램프쿡 로고
    • 검색검색창 도움말
  •   
  • 울산음식 이야기

  • SNS 공유 페이스북 트위터 네이버 카카오스토리 카카오톡
  • 이전페이지
  • 목차
  • 다음페이지
  • Chapter 9. 조갯국, 몰
  • 이동

h2mark 소리로 기억되는 맛, 조갯국

조개는 어떻게 요리해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찜, 무침, 전, 수제비 등 다양하게 만들어져 우리의 입을 즐겁게 해 준다. 그 시절 조개도 마찬가지 이다.

조개 잡으러 달동 사람들 다 다녔지 - 도시락 먹고, 피기도 뽑아먹고, 소나무 송기 먹고 달동 사람들이 많이 갔지. 단체로 다 갔지. 도시락 싸가 그래 물 나기 전에는 앉아 밥 먹고. 가다가 또 인자 간식이 없으니까 또 피기도 뽑아 먹고 나무 소나무 빻아가 송기도 먹고 이라거든.

가지 난거를 배배 틀거든 틀면 거기 탁 끊어 놓으면 껍질 싹 빼가지고 솔잎 띠 뿌리고 나면 안에 묵을게 한량 있어. 그거 먹고 이랬다고. 조개를 가져와서 솥에다가 넣고 삶아가지고 주걱으로 푹푹 퍼서 밥하고 같이 먹기도 했고, 수제비도 해먹고 조개국도 끓여먹고 이랬거든.103)

그 중 제일은 조갯국이다. 냉장고가 없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조개는 캐온 후에 바로 삶았다. 조개를 삶으면 물이 하늘색 이 된다. 조개를 주걱으로 까서 조리로 일었다. 최현배는 조갯국을 시원하고 향긋하다고 표현했다.

시원하다는 표현은 어렵지 않게 공감이 되지만 향긋하다는 맛은 어떤 맛인지 짐작이 어렵다. 그래서 그 시절 조갯국이 어떤 맛인지 궁금증이 더해진다. 그러나 그시절 조개를 구할 수 없으니 상상에 맡길 수밖에 없다. 조개섬에는 조개를 사려는 상인들로 늘 붐볐다고 한다.104)

이들은 사 온 조개를 삶아서 시장으로 나가거나 사람들을 찾아 동네 구석구석을 다녔다. 당시에는 보기 힘든 음식 배달의 풍경인 것이다. 오일장을 찾는 상인들을 대상으로 한 조갯국 장사의 풍경에 대한 기록이 남아있다.

30~40리 되는 먼거리에 사는 장꾼들이 울산 오일장에 올 때는 삼베 밥보자기에 식은 보리밥을 조금 뭉쳐 가지고 온다. 그들의 아침은 조갯국이 책임진다. 조갯국을 이고 팔러 다니는 상인들에게 조갯국 한 그릇을 사서 말아 먹었다.

그것이 그들의 따뜻한 아침이자 다가올 점심이었다.105) 10km 이상을 걸어와서 먹는 늦은 아침인 조갯국의 맛이 어떠했겠는가는 상상하고도 남는다. 장터 외에도 조갯국 장사가 조갯국을 이고 동네 구석구석 손님을 찾아다니기도 했다. 울산사람들은 이 소리를 꽤 뚜렷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조갯국 사려!”

아침을 깨우는 소리이자 지난밤의 술로 쓰린 속을 달래주는 소리였다. 음식을 기억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눈, 코, 입 등도 모자라서 소리로도 기억된다. 음식이 끓는 소리, 음식을 먹는소리 등 오감이 총동원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울산의 조갯국이 그러하다. 매일 새벽 담장을 넘어 들려오던 소리를 기억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울산 사람들의 일상을 함께 하던 조개는 이제 더 이상나지 않는다. 그때 그 시절, 조개에 대한 그리움이 커지는 이유이다.

  • 이전페이지
  • 목차
  • 다음페이지
  • 자료출처 •부산광역시농업기술센터 •우리음식연구회 •제주특별자치도농업기술원 •제주한라대학교 호텔조리과
  • 자료출처 바로가기

향토음식 한반도통합본 후원금 모금안내 향토음식 한반도통합본 후원금 모금안내 바로가기
Top
 X 
로그인 메세지
ID
P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