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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hapter 2. 제철 식재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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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2mark 첫 절식, 입춘오신반

첫 절식, 입춘오신반 파와 김장파, 마늘 No1.

♣ 절기음식의 탄생

태양의 황도상 위치에 따라 계절을 구분 짓기 위해 만들어진 절기는 春(입춘-우수-경칩-춘분-청명-곡우), 夏(입하-소만-망종-하지-소서-대서), 秋(입추-처서-백로-추분-한로-상강), 冬(입동-소설-대설-동지-소한-대한) 4계절 24절기로 나뉜다.

절식 節食 은 ‘절기에 맞춰 특별히 만들어 먹는 음식’을 말한다. 대표적인 절식을 예로 들면 설날 떡국, 대보름 오곡밥, 초파일 증편, 유두 국수, 삼복 육개장, 추석 송편, 중양(구구)절 국화전, 동지 팥죽 등이 있다.

이처럼 계절의 변화를 바탕으로 삼다 보니 제철에 나는 음식 재료로 특징적인 음식을 만들어 먹는 절식 풍속이 생겨난 것이다.

♣ 첫 절기 입춘(立春)

4절기 중 첫 번째인 입춘은 봄의 시작이자 농사일의 시작점이다. 대개 양력 2월 3~5일경으로 음력 정월 초하룻날인 설날이 이즈음이라서 새해를 상징하기도 한다.

그래서 선조들은 이날 ‘立春大吉 建陽多慶(봄이 시작되니 크게 길하고, 맑은 날이 많아 경사스러운 일이 많이 생기라)’이라는 뜻의 글을 대문 기둥이나 대들보, 천장 등에 써 붙였다.

1849년에 간행된 『동국세시기 東國歲時記』의 “대궐 안에는 춘첩자 春帖子 를 붙이고, 사대부와 서민의 집, 시장의 가게에는 모두 춘련 春聯 을 붙여 봄이 온 것을 기리고 신에게 비는 춘축 春祝 을 올렸다”는 기록으로 봐서 신분 고하에 상관없이 행해졌던 절기 풍속이었던 것이다.

♣ 입춘오신반의 유래

오신채 五辛菜, 오훈채 五葷菜 라고도 불리는 오신반의 ‘반 盤’은 소반, 예반, 쟁반을 총칭하는 말로, 나물 채 菜 대신 반 盤 을 써서 ‘예를 갖춘 다섯 가지의 매운맛이 나는 나물 음식’을 말한다.

오신채는 불가 佛家 에선 ‘마늘, 무릇, 달래, 김장파, 실파’를, 도가 道家 에서는 ‘마늘, 무릇, 부추, 자총이(파의 일종으로 땅속줄기는 파보다 훨씬 매움), 평지(겨자과의 이년초 유채)’를 지칭한다. 맵고 자극적인 맛이 수련에 방해가 된다 하여 오늘날에도 사찰이나 사당에서 금기시하는 음식이 되었다.

그러나 입춘 때 먹는 오신채는 불가나 도가와는 성격이 달랐다. 추운 겨울을 마감하고 봄을 시작하는 마당에 그간 먹지 못했던 신선한 채소로 원기를 돋우는 데는 자극성이 강한 오신채가 제격이었기 때문이다.

첫 절식, 입춘오신반 달래 No2.

중국 명나라 이시진이 펴낸 『본초강목 本草綱目』에 ‘정월 초하루에 맵고 연한 나물 다섯 가지를 먹는데 이는 영신 迎新, 즉 새해를 맞는다는 뜻’이라고 했으며, 조선 후기 홍석모가 펴낸 『동국세시기 東國歲時記』 「척유편」에 “동진 東晋 사람 이악이 입춘날에 무와 미나리로 채반 菜盤 을 만들게 하여 서로 선물하였다” 하였고,

「척언편」에서는 ‘당나라 안정군왕 安定郡王 이 입춘날에 오신반을 차리고 황감(黃柑;홍귤)으로 술을 빚어 동정춘색 洞庭春色 이라 하였다’고 전하는 걸로 봐서 입춘오신반 풍속은 중국에서부터 시작된 것으로 여겨진다.

♣ 우리나라의 입춘오신반

조선 영·정조 때 유득공이 저술한 한양의 세시 풍속기인 『경도잡지 京都雜誌』 「세시편」에 ‘경기도 골짜기의 여섯 읍[양근 楊根, 지평 砥平, 포천 抱川, 가평 加平, 삭녕 朔寧, 연천 漣川]에서 움파 葱芽, 산갓 山芥, 승검초 辛甘菜 를 임금께 진상한다.

움파와 산갓은 끓는 물에 데쳐 초장으로 조미하면 맛이 아주 맵고 좋으며 승검초는 깨끗하기가 은비녀 다리 같고 꿀에 찍어 먹으면 좋다’고 했다.

여기서 움파는 땅속 광에서 기른 여리고 누런 파, 산갓은 초봄 눈이 녹을 무렵 산에서 자생하는 겨자, 승검초 역시 땅속 광에서 기른 당귀를 말하는데 궁중에서는 이것으로 오신반을 장만하여 엄동설한에 결핍되었던 신선한 채소의 맛을 수라상에 올렸다.

이를 본떠 민간에서도 입춘날 눈 밑에 돋아난 햇나물을 뜯어다가 무쳐서 입춘 절식으로 먹는 풍속이 생겨났으며, 가는 생채 細生菜 인 파·겨자·당귀의 어린싹으로 입춘채 立春菜 를 만들어 이웃 간에 나눠 먹는 풍속도 있었다.

첫 절식, 입춘오신반 경도잡지 京都雜誌 No3.

♣ 입춘오신반의 구성

시대와 지역에 따라 나물의 종류가 다르지만 파, 마늘, 자총이, 달래, 평지, 부추, 무릇, 미나리 8가지의 새싹이나 새순에서 색을 맞춰 다섯 가지를 골라 나물을 무쳤다. 오방색의 경우에서처럼 황색 나물을 중앙에 놓고 주위에 청색, 적색, 흑색, 백색 나물을 골고루 얹어 마무리했다.

♣ 화합의 의미를 담은 입춘오신반

중앙의 황색 나물은 임금을 뜻하고 나머지 청색, 적색, 흑색, 백색 나물은 신하를 나타냈는데, 사색당쟁을 타파하여 하나로 뭉치자는 정치 화합의 의미가 담겨 있다.

이들을 한데 섞어 먹음으로써 탕평책이 먹혀들어 갔는지는 알 수 없으나 임금이 진상 받은 오신채를 신하들과 나눠 먹거나 중신들에게 하사하기도 하여 그 뜻을 전달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민가에서는 사람이 갖추어야 할 다섯 가지 도리, 즉 인(仁; 靑), 의(義; 白), 예(禮; 赤), 지(志; 黑), 신(信; 黃)을 가리키거나 인체의 주요 장기인 간 靑, 심장 赤, 비장 黃, 폐 白, 신장 黑 을 의미한다 여겨 입춘오신반을 먹고 심신의 균형과 조화를 이루어 영육이 건강해지기를 바랐다.

절식이 갈수록 사라져 가고 있다. 24절기의 첫 절기인 입춘 절식은 ‘시작이 반’이라는 속담처럼 의미가 매우 깊다. 올해 입춘에는 ‘입춘오신반’을 차려 가족 건강과 화합을 우선 도모해 보자. 내친김에 입춘 풍속을 좇아 대길·다경 大吉·多慶 도 서로 빌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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