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귤 사용설명서

이탈리아 슬로푸드국제본부가 추진하는 2014년 맛의 방주(ArkofTaste)에는 댕유지라는 다소 독특한 이름의 감귤이 등재되었다.

댕유지 혹은 대유지는 서귀포에서는 당유자를 말하는데 의원이나 병원이 흔하지 않던 시절에 민간요법으로 기침이나 감기 등이 걸렸을 때 꿀탕으로 다려 먹거나 설탕에 재워 당유자차를 만들어 먹었던 약성이 좋은 감귤중에 하나다.

그밖에도 한국의 자생종 병귤, 감귤껍질을 진피라고 하는 이유를 설명할 수 있는 진귤, 감자, 동정귤 등 지금은 경제적 작물에서 멀어지거나 병해에 약해 사라지고 잊혀져가고 있는 우리의 재래감귤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1. 감자

원산지는 동북아시아로 추정이 되는 재래종으로 과실의 무게가 170~200g으로 동그란 공모양으로 생겼다 꼭지에 한복치마를 조인 것 같은 주름이 있다 감귤 한알에 10개 정도 있고, 수확기는 11월 하순이며 단맛보다는 신맛이 강한 품종이다.

2. 당유자(왕귤, 댕유지, 대유지)

원산지는 한국이며, 동의보감에는 “당유자 껍질은 두껍고, 맛은 달며 독이 없고 위 속에 악기(惡基)를 없애며 술독(酒毒)을 풀어주고 입맛을 좋게 한다”고 쓰여 있다. 수확은 12월에 하며 감자보다 신맛이 강하고 일반 유자보다는 쓴맛이 강해 설탕에 절여 당유자청을 만들거나 차로 마시는 것이 좋다. 여름에는 당유자청을 활용하여 음료를 만들어 먹으면 갈증해소에 좋다.

3. 동정귤(돈진귤)

원산지는 동북아시아이며, 나뭇가지에 가시가 있고, 제주시 애월음 광령리에 지방문화재로 지정된 나무가 있다. 과피는 탱자와 같이 매끈하며 울퉁불퉁하고 씨가 있고 크기가 작고 달다.

4. 병귤(벤줄)

원산지는 한국이고 내한성 및 병충해에 강하며 나뭇가지에 가시가 약간 있고 제주시 대정읍 보성리에 수령이 300년으로 추정되는 고목이 있으며 수확은 1월에서 2월경에 하며 씨가 30개 정도로 많지만 달고 상큼한 맛이 있다. 생김새가 호리병처럼 생겼다고 하여 병귤 혹은 벤줄이라 불린다. 몰래 먹으면 티가 날 정도로 향이 강해 설탕에 절여 발효청을 만들어 차로 마시면 좋다.

5. 빈귤

일반감귤의 1/3의크기로 작지만 달콤한 맛이 나는 귤이다. 감귤 한개에 10개 정도의 씨가 들어있어 먹으면서 씨를 툭툭 뱉어내는 재미가 있다. 원산지는 한국이며 서귀포시 안덕면 서광리에 수령 170년 된 나무가 보존되어 있다.

6. 사두감

원산지는 한국이며 서귀포시 서홍동에 오래된 나무가 자생하고 있으며 과실은 350~400g정도로 과피가 울퉁불퉁하며, 신맛과 쓴맛이 강해 식용으로는 부적합하다.

7. 유자

원산지는 중국 양자강 상류지역이고 감귤류 중에서는 내한성이 가장 강하고 병해충에도 강하며, 제주보다는 고흥이나 경남지역에서 많이 재배된다.

8. 지각

원산지는 동북아시아이며, 동의보감에 의하면 맛은 쓰고 시며 독이 없고 주로 가슴 속의 담체(痰滯)를 없애주고, 대장과 소장을 편하게 하며, 7~8월에 과실을 따서 말리며 껍질이 두껍고, 제주에서만 생산되어 이름을 왜귤(倭橘)이라 한다고 하였다.

9. 진귤(산물)

원산지는 동북아시아이며 추위에 강하고 껍질을 까서 잘 말린 것을 진피라 부르는데 한의학에서는 없어서는 안될 귀중한 약재로 쓰이며 진귤은 산물이라고 부르기도 하였다 수확기는 1~2월이다.

10. 청귤

원산지는 동북아시아이며 나뭇가지에 가시가 약간 있다 동의보감에 의하면 ‘청귤 껍질은 맛이 쓰며, 독이 없고 기와 음식이 체한 것을 내리고, 적결(積結)과 격기(膈氣)를 깨뜨리고, 또한 하기(下氣)를 치료한다. 잎은 가슴 속의 역기(逆氣)를 끓어 당기고 간기(肝氣)를 움직여 유종(乳腫)과 협옹(脇癰)에 쓰였다고 하였다’. 수확기는 3~4월이다.

11. 편귤(실감, 홍귤, 복귤)

원산지는 한국이며 추위에 강하다. 감귤 한알에 7개 정도의 씨앗이 있고 과피는 매끈하며 수확기는 2~3월이고 맛은 조금 씁쓸하면서도 달콤하며 홍귤과 같이 과피의 색이 진해 다른 이름으로 홍귤, 복귤, 실감이라고도 불린다.

12. 홍귤

원산지는 제주와 일본으로 추정되며 수확기는 2~3월이며 제주도에 있는 재래종 중에서 유일하게 섬(섶섬)에 자생한다 추위에 강하지만 부피과라고 하는 껍질과 속 알맹이가 분리가 잘되기 때문에 경제적 재배는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