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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hapter 2. 산과 들, 강과 바다의 부산 음식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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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2mark 부산의 하천을 추억하게 하는 붕어찜

♣ 부산의 하천을 생각하다

지도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서울의 청계천과 같은 도심의 하천은 부산에서는 너무나 흔하게 볼 수 있다. 서울 시민들은 복개된 청계천 하나에도 감동한다는데, 부산시민들은 44개나 되는 많은 하천이 있어도 부산의 바다만큼 흥미롭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최근에야 부산에서 처음으로 부산 하천의 생태를 조사한 환경생태지도가 만들어져 우리 주변의 하천 생태를 눈여겨 볼 수 있게 되었다.

부산의 하천(환경생태지도)
▲ 부산발전연구원「부산의 하천(환경생태지도)」, 2006

위의 부산의 하천과 관련한 환경생태지도를 보면, 하천 곳곳에서 숭어, 붕어 등이 잡힐 뿐 아니라, 맑은 물에만 산다는 은어, 꺽지 등도 부산의 하천에 서식하고 있음을 알려주고 있다. 부산의 하천이 줄곧 맑았기에, 은어나 꺽지가 살고 있는 지금의 부산의 하천지도가 만들어진 것은 아니다.

과거 산업화 시기를 거치며 하천은 없어지거나 마르고 오염되었다. 이러한 하천을 다시 새롭게 정비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 부산 하천의 생태지도이다. 많은 부산의 하천을 가꾸고 복원하는 과정 속에서 지금의 지도와 같이 아름다운 부산의 하천을 우리 눈으로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붕어찜
▲ 붕어찜 : 매콤한 양념장에 대파를 썰어 얹어낸 붕어찜 요리

♣ 부산의 하천을 노닐던 붕어

부산의 하천 바닥에서 가장 질기고 억척스럽게 살아왔던 생물이 있는데, 그것은 붕어이다. 붕어는 2급수 이상의 오염된 물에서도 살아남을 만큼 환경에 적응력이 뛰어나다. 잡식성으로 지렁이 같은 동물성 먹이나 수초 같은 식물성 먹이뿐 아니라 강바닥 뻘 속에 포함된 유기질까지 섭취한다.

잉어과인 미꾸라지도 수염이 있는데, 같은 과(科)임에도 수염까지 없는 붕어를 보면 강바닥을 억척스레 뒤지며 살아온 까닭에 수염까지 퇴화되었던 게 아닐까 생각될 정도다. 이렇게 포식력이 강한 붕어는 새로운 환경에도 어느 생물보다 적응력이 빠르다.

일반 민물고기들이 환경이 바뀌면 일정 기간 먹이를 먹지 않는데 비해 붕어는 하루 안에 적응해 주위의 먹이를 먹기 시작한다.

이렇게 생명력이 강한 붕어는 예부터 좋은 보양음식이 되어왔을 뿐만 아니라 길(吉)한 동물로 여겨져 우리의 전통문양으로 풍경(諷經)이나 자물쇠, 별전(別錢)*등에 그 형태를 본떠 사용되기도 했다. 부산에서도 낙동강과 수영강을 중심으로 많은 붕어가 서식했고, 그것을 쉽게 잡아먹었다.

부산광역시 문화관광부(http://tour.busan.go.kr/kor) 에서도 붕어찜을 부산의 향토음식으로 표기하고 있지만, 부산을 관광하며 먹을 수 있는 별미로 붕어요리를 추천하거나 선정하고 있지는 않다.

민물고기 요리점이 부산 도심지에는 찾아볼 수 없어 추천할 이유도 없고, 멀리 낙동강 근처인 강서구나 사하구 등에 가야 만들 수 있는 소외된 음식이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붕어는 오염된 강에서도 적응력이 강한 만큼 아무 붕어나 먹는다면 탈이 나기 쉽다.

그래서 붕어를 먹을 때는 오염되지 않는 청정수에서 나는 것을 구하도록 주의해야 하며, 민물 고기이기에 손질을 할 때도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 빨리 다루어 요리하는 것이 좋다.

붕어는 산성식품이지만, 칼슘과 철분, 단백질 등이 풍부해 어린아이부터 노인까지 먹을 수 있는 보양음식으로 발육에도 좋을 뿐 아니라 빈혈이나 소갈증 해소에도 도움이 되는 음식이다. ‘붕어’는 원래 우리나라 토종 붕어를 가리키는 말이었다.

그래서 단순히 붕어라고 부르는 것이 모든 붕어의 총칭으로 보아서는 안 된다. 붕어는 우리 순수 토종붕어를 말하며, 떡붕어는 일본에서 수입된 외래종이고, 참붕어도 이름만 ‘참’으로 토종 붕어 자체를 부르는 이름으로 보이지만 몸이 10cm 내외의 작은 어종을 따로 부르는 말일 뿐이다.

진짜 토종 붕어의 외형은 자연적으로 성장한 까닭에 바닥을 훑고 다니는 성질상 주둥이를 잡아당기면 수입산보다 길고, 아래턱이 약간 들어가 보이는 특징이 있다. 그러나 요즘에는 맑은 강에서 사는 좋은 토종 붕어 자체를 구하기 어려운 까닭에 양식한 붕어를 주로 먹고 있다.

붕어는 양념을 칼칼하게 해서 조리거나 찜을 해 먹는데, 특히 붕어찜은 옛 조상들도 즐겨 먹었던 별미였다. 붕어와 같은 민물 고기의 맛은 투박하나 바다 고기보다 훨씬 부드러워 입안에서 살살 녹는 듯 느껴질 정도다. 흔한 말로 가을하면 전어라고들 하지만, 정말 가을에 먹으면 좋은 음식은 붕어이다.

강의 음식과 그 음식들의 맛을 잃어버린 부산은 국제적인 관광도시가 되었지만, 잊혀져가는 붕어찜 맛처럼 들과 강의 오래된 향토성을 가꾸고 복원하려 하지 않는다면 풍경이 예로부터 조화롭고 아름답던 부산의 진정한 모습을 붕어찜만큼이나 잃어버리게 될 것이다.

붕어찜을 잘 먹지 않는 것이 부산 시민들의 일상이 된 것은 우리의 입맛이 예전과 달라졌다기보다 환경이 변화된 탓이 크다.

강과 하천을 곳곳에 두고 있으면서도 강의 음식들을 먹을 수 없는 단절. 이 단절만큼이나 강의 생태계와 우리 삶이 공존하고 있음을 잊지 않고 성찰하기 위해서라도 끈질기게 살아 남아 온 붕어를 우리 부산의 향토음식으로 기록해두는 것은 중요한 작업이라 생각한다.

붕어의 효능

비위장이 허약한 것을 튼튼하게 해주는 효능이 큰데, 특히 입맛을 좋게 하고 허기를 없애주어 배고프지 않게 해준다. 또한 설사와 이질을 막아주는 약효가 있으며, 간장 질환으로 배가 부어오른 경우에도 쓰인다.

단백질과 지방(불포화지방)이 많은데, 특히 단백질이 18% 이상 들어있어 영양가가 굉장히 높다. 그리고 저단백질이라 소화흡수가 잘 되고 지방은 비교적 적은 편이지만 불포화지방이기에 고혈압이나 동맥경화증 같은 혈관 질환의 치료와 예방에 도움이 된다.

참고 : 정지천, 「조선시대 왕들은 어떻게 병을 고쳤을까」, 중앙생활사, 2007

*별전(別錢)

장식과 상징적인 의미로 주조되었던 동전. 붕어문양의 별전은 환경에 적응력이 강한 기운과 번식력과 관련된 다산의 의미, 그리고 공명출세와 부귀를 상징했다고 한다.

■ 지역별 민물 어패류 요리

▸ 경기도

빙어회, 숭어회, 향어회, 돌붕어채소찜, 민물생선매운탕, 분원붕어찜, 웅어(위어)구이, 웅어알탕, 웅어매운탕, 갱국(다슬기)국, 미꾸라지털레기

▸ 강원도

은어구이, 장어채소말이, 향어회, 춘천쏘가리회, 쏘가리매운탕, 황기향어찜, 메기찜, 연어채소볶음, 꺽지매운탕

▸ 충청도

붕어찜, 빙어튀김, 다슬기무침, 청풍향어비빔회, 참붕어찜, 추어탕, 괴산추어탕, 인삼메기탕, 올갱이아욱된장국, 올갱이국, 쏘가리매운탕, 메기매운탕, 새뱅이(민물새우)매운탕, 장어보양탕, 우렁이국

▸ 경상도

재첩국, 재첩찜, 재첩회, 장어죽, 다슬기회무침, 피라미찜, 잉어찜, 우렁찜, 논고동찜, 숭어국찜, 붕어찜, 붕어단지곰, 마른물메기찜, 다슬기찜, 장어조림, 메기구이, 다슬기김치, 어탕국수, 붕어장국, 다슬기국, 참게탕, 추어탕. 추어숙회

▸ 전라도

오모가리탕(민물고기 매운탕), 추어탕, 추어숙회, 상추고동회, 참붕어찜, 메기찜, 다슬기조림, 풍천장어구이, 다슬기탕, 어죽, 우렁이탕, 붕어조림, 장어탕, 우렁탕, 민물매운탕, 은어구이, 재첩회무침, 쏘가리매운탕

붕어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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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료출처 •부산광역시농업기술센터 •우리음식연구회 •제주특별자치도농업기술원 •제주한라대학교 호텔조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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