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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hapter 12. 흑산도 홍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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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2mark 속이 탁 풀리는 하모니 ‘홍탁삼합’

그냥 먹으면 음식, 삭혀 먹으면 약이 된다는 홍어! 지도에서 보듯이 길게 펼쳐진 ‘홍어 로드’를 직접 찾아가면, 경쟁하듯 홍어를 건져 올리는 사람들과, 쪼그려 앉아 홍어를 손질하는 선창의 아낙네의 모습속에서, 홍어 삭히는 냄새가 진동하는 풍경을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다.

홍어 로드

♣ 홍어와 막걸리, 김치, 돼지고기

십여 년 전만 해도 술집 간판에 ‘홍탁(洪濁)’이라는 말이 쓰여 있었다. 홍어의 ’홍(洪)’자와 막걸리의 ‘탁(濁)’자를 따서 붙인 것이다. 전라도 지역의 경사스러운 잔칫날에는 막걸리, 묵은 김치와 함께 ’홍탁삼합(洪濁三 合)’이란 이름으로 상에 오르는, 양념하지 않은 삭힌 홍어의 참맛을 즐길 수 있었다.

삭힌 홍어의 톡 쏘는 맛과 탁주의 텁텁한 맛이 어우러진 조합이 훌륭한 데, 홍어를 제대로 먹을 줄 아는 술꾼들은 여기에다 비곗살이 붙은 삶은 돼지고기와 묵은 신김치 까지 곁들여 먹었다. 거기에 짭짤한 새우젓 몇개를 살짝 얹혀 막걸리 한 사발과 함께하면 그야말로 최고의 안주였다.

홍탁삼합과 한상차림
<홍탁삼합과 한상차림>

홍어는 단백질이 많은 알칼리성 식품이다. 평상시에 자주 먹는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같은 육류나 새우, 연어 등 많이 애호하는 음식들이 대개 산성을 띤다. 그래서 홍어를 먹으면 체내에 쌓였던 산성 성분이 어느 정도 중화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홍어를 돼지고기, 묵은 김치와 함께 먹는 삼합(三合)은 그래서 영양학적으로 균형이 잘 맞는다. 한의학적으로도 삭힌 홍어는 더운 성질이어서 찬 성질인 김치, 돼지고기와 잘 어울린다. 홍어를 최고의 탁주 안주로 치는데 탁주에는 홍어의 자극 성분을 부드럽게 해주는 단백질과 유기산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삼포 가는 길>, <객지> 등을 쓴 소설가 황석영은 ‘참으로 이것은 무어라 형용할 수 없는 혀와 입과 코와 눈과 모든 오감을 일깨워 흔들어 버리는 맛의 혁명’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이러한 홍어는 버릴 것이 없는 음식 이다.

홍어코를 소금장에 찍어 한입 넣으면 싸아한 맛에 훅 숨이 막히고, 찌르르한 강렬한 맛이 혓바닥에서 코를 타고 올라와 정수리가 시큰하고 코 끝이 찡하다. 졸지에 콧속까지 뻥 뚫린다. 홍어 날개나 꼬리는 오돌오돌 씹는 맛이 그만이다.

오도독 하고 입안에서 퍼지는 리드미컬한 소리가 삭스핀에 비할 바가 못 된다. 홍어회 살점은 인절미를 씹는 듯 차지고 쫄깃쫄깃하다. 겨울바다에서 올라오는 싱싱한 홍어에는 별미가 들어 있다. 홍어 간, 즉 ‘애’다. 홍어 애를 먹으려고 홍어를 잡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맛이 부드럽고 고소하다.

홍어의 간인 애와 앳국
<홍어의 간인 애와 앳국>

큰놈의 경우 쓸개까지 합쳐 애의 크기가 1kg에 육박한다. 이른 봄에 나는 보리 싹과 홍어 내장을 넣어 ‘홍어 앳국’을 끓이기도 하며, 회, 구이, 찜, 포 등으로 먹기도 한다. 홍어는 ‘선 고운 연잎을 닮은’ 암컷이 맛있다. 무엇보다 살이 쫀득쫀득 하다.

‘만만한 게 홍어 거시기’라는 속담이 있는데, 이는 사람대접 제대로 받지 못하는 것을 빗대어 내뱉는 푸념 섞인 말이다. 왜냐하면 홍어 암컷은 살이 통통하고 맛있는 반면, 수컷은 맛과 고기 살이 빈약해 가격이 암컷에 비할 바가 못 되기 때문이다.

톡 쏘는 냄새에 코가 뻥 뚫리고, 칼칼하면서 눈물이 나고… ‘순간 내가 살아있구나’를 실감하게 된다는 홍어! 김주영의 장편소설 <홍어>의 한 대목에 나오는 것처럼 홍탁삼합(洪濁三合)을 준비하고 가족을 기다리는 어머니의 정겨운 모습이 새삼 그리워진다. 그 풍경을 만나러 직접 떠나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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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료출처 •한국정보화진흥원(NIA) •한국식품연구원(KF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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