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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조리서 이야기 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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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hapter 8. 내용 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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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2mark 서술 방식

앞에서도 주지하듯,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은 요리법에 따라 순한글과 국한문 혼용체가 모두 사용되었다.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의 국한문 혼용체는 한문이 괄호 안으로 들어간 국문 위주의 문체 방식이다. 또한 요리법의 제목에서 대부분의 경우 한자 명칭이나 기타 속칭을 표기하고 있다.

예를 들어 밥 짓는 법의 경우 한자 표현은 ‘煩飯法’으로 병기되어 있다. 순한글로만 이루어진 요리법도 한자로 명칭을 표기하는 편으로, 두릅나물 요리법에서 두릅은 ‘木頭菜’라는 한자식 명칭을 확인할 수 있다.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은 음식이나 요리법의 명칭을 부기할 때 한자식 표현뿐만 아니라, 그 당시 사용되었던 대부분의 속칭을 대부분 표기하려 하는 방식을 취한다. 조밥의 경우, ‘音탑 粟飯 黃粱飯’이 요리법의 명칭을 이루고 있다.

이는 그 당시 조밥이 사람들 사이에서 불렸던 명칭을 총합한 것으로 보인다. 조선시대 농사 관련 책(농서)에서도 이와 같은 명칭 표기 방식이 보이는 편으로, 주로 한자로 된 명칭을 그 당시 사람들이 부르던 한글 이름과 함께 적어 놓는 방식이었다.175)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의 독자는 가정에서 요리법을 숙지해야 하는 문해력이 낮은 식자층일 가능성이 높으므로, 최대 한 한글로 요리법이 서술되어야 했으나, 저자인 이용기가 임원경제지 정조지 등의 요리법을 가져왔으므로 이에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음식의 속칭뿐만이 아니라 잡탕과 곰국을 병기하거나 인절미 요리법 옆에는 콩인절미, 팥인절미 등도 함께 적어놓는 등, 파생 요리법을 열거하는 양상도 쉽게 눈에 띈다.

이런 방식의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에서 사용되는 음식명 표기는 『조선요리제법』이나 비슷한 시기에 출판되었던 요리책에서는 쉽게 확인할 수 없다.『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은 큰 제목을 “◎”, 작은 제목은 “▲”의 기호로 사용하여 구분한다.

큰 제목의 경우 요리법, 예를 들어 삶거나 볶거나 등에 관한 것이고, 작은 제목의 경우에는 요리명에 관한 것이거나 요리를 만들 때 주의해야 할 사항 등에 관한 것이다. 이런 식의 대항목과 소항목을 분류하는 방식은 임원경제지 정조지나 조선요리제법에서도 사용되는 분류 방식이다.

그리고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은 대부분의 대분류에서 요리의 대강을 설명하고 있다. 이는 『임원경제지』『정조지』에 수록되어 있는 각 요리법을 설명하는 총론(總論)으로부터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모든 대분류에서 총론이 나타나는 것은 아니며, 찬국 만드는 법, 장아찌 만드는 법, 생채 만드는 법, 지짐이 만드는 법, 찜 만드는 법, 적 만드는 법, 백숙하는 법, 묵 만드는 법, 선 만드는 법, 마른 것 설명, 조림 만드는 법, 무침 만드는 법, 미음 쑤는 법, 응이 쑤는 법, 청양음료, 화채 만드는 법, 숙실과 만드는 법, 유밀과 만드는 법, 다식 만드는 법, 편 만드는 법, 강정 만드는 법, 잡록, 부록, 각색 가루 만드는 법의 대분류에서는 별개의 설명이 등장하지 않는다.

<표 20>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의 글쓰기 방식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의 글쓰기 방식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의 경우는 이야기형의 서술 방식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서양요리와 일본요리 증보에서 순서나열형의 방식을 확인할 수 있다. 조선요리의 경우는 거의 100%가 이야기형의 방식을 취하고 있으며, 재료를 따로 열거하지 않는다.

굵은 검정콩을 두세 말 가량을 6월 안에 깨끗이 일어 하룻밤 물에 담갔다가 건져 물 비거든 쪄 익혀서 돗자리에 펴 널어 다 식기 전에 쑥으로 덮어 사흘 만에 한 번씩 보아 누른 옷이 온통 오르되 너무 띄우지 말고 볕에 말려 까불러 깨끗이 하고 물로 반죽을 하되 반쯤 질게 하고 집어 손가락 사이로 나오게 하는 것이 도수가 되나니 다 주무른 후에 독에 단단히 넣고 뽕나무 잎으로 세 치 두께나 되게 덮고 꼭 봉하여 볕에 쬐인지 이레만에 꺼내 하 식경을 말렸다가 또 물로 반죽하여 독에 넣나 니 이 같이 하기를 일곱 번을 하여가지고 다시 쪄서 펴 널어 더운 기운을 다 빼고 독에 넣어 봉해두면 된장이 되나니라 또 굵은 검정콩을 얼마든지 시루에 찌면 비린 것만 익히는 것이 도수가 되나니 쏟아 헤쳤다가 더운 김에 용수 같은 데 가지를 한 층씩 곁들여 넣고 바람 없는 곳에 두고 아래위와 사면을 푸른 볏짚으로 휩싸서 둔 지 수 일만에 열어보면 누른 옷이 온통 씌였거든 꺼내어 하루 볕을 보이고 그 이튿날 더운 물에 씻어 건진 후에 붉은 차조기잎을 썰어 함께 반죽하여 더운 볕에 쬐여 바싹 마른 후에 질항리에 넣고 꼭 봉하여 두니라176)

(필자가 현대어로 번역함)

위의 요리법은 장 만드는 법의 승거운 된장(싱거운 된장, 淡豉) 요리법이다. 거의 대부분이 한글로 적혀있으며, 가지나 차조기 잎 등의 재료를 설명하는 부분에서 한자를 병기했다. 따라서 한문은 잘 모르지만 어느 정도 한글을 읽을 수 있는 독자들은 큰 무리 없이 이 요리법을 읽을 수 있었을 것으로 판단된다.

또 저자는 요리를 설명하면서 ‘~니라’의 종결형 어미를 빠짐없이 사용한다. 요리 과정을 설명하는 방식은 재료순서나열형 과는 다르게 만연체의 문장으로 어디서 과정이 끝나는지 요리를 모르는 독자가 짐작하기 어렵게 되어있다.

그리고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은 ‘또’, ‘또는’으로 문단을 전환하여 다른 요리법을 제시하는 방식을 취한다.177) 요리법에 따라 2개 이상 정도의 다른 요리법이 등장하며, 요리법이 아니더라도 요리와 관련된 정보를 제시하거나 ‘또는’을 사용하지 않아도 요리법을 제시하기도 한다.

‘별로이 하려면’이나 ‘요사이는’ 등의 표기로 새로운 요리법을 소개하기도 하는 편이다. 또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에는 각 요리법의 대분류마다 총론과 비슷한 양상의 설명이 포함되어 있는 특징이 나타난다. 다음은 “국수 만드는 법” 총론의 원문을 소개한 것이다.

보리가루(⿆屑)를 면이라하는데 곡식(穀)과나물(菜)과 과실(菓)과 콩(荳)으로 가루만든것을 면이라하는 것은 거짓비러서 일홈한것이라 무릇가루를 반죽하야만든것을 지나사람이 다 이라 일홈하는것은 색병(索餠)과 수인병(⽔引餠)갓튼 것은 우리나라에서는 다 수면(⽔麪)과갓기로 국수라하것만은 지나에서는 다 으로불으나니라 여기풍속에 말은 것은 이라하고 저진것은국수라하는것이 방언(⽅⾔)인데 말은것은 시루나 롱(籠)엣는것이요 저진것은 는물에삼거나 (湯煮)물에늣는(⽔引)것이라 그러나사마 온공(司⾺溫公)의 제의(祭儀)에 면식(麪⾷)과 과만두의 류가잇스며  미식(⽶⾷)과 자고(餈糕)의류가잇다하니 지나에서는 한 면식과 다못 자고를 두가지류(⼆類)로 난우어 말하얏나니라

위의 국수 만드는 법을 총괄적으로 설명하는 총론 부분은 요리 만드는 법을 간략히 설명하면서 요리에 대한 명칭을 풀어 서술한 것이며, 가능한 한자 명칭을 모두 제시하고 있다. 이 외에도 요리 만드는 법의 기원이 소개되거나,178) 요리를 만들 때 주의할 점등이 소개되기도 한다.179)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에서는 이런 부분이 대분류에서 자주 사용되는 편이며, 『조선요리제법』에서는 1931년의 개정된 부분부터 비슷한 항목이 등장 하지만, 서술 방식은 판이하게 다르다.

특히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에서는 전통성이 두드러지는 특징을 가지고 있으며, 위에서도 볼 수 있듯이 한자 표현이 다수 사용되었다. 순한글로 풀어서 설명한 대목이 등장하지 않아, 비록 내용의 대부분이 한글로 서술되어 있지만 한자나 한문에 능통한 사람만이 이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이는 저자인 이용기가 한자와 한문에 해박했다는 것을 반증하기도 한다.『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에서는 증보된 항목만이 재료순서나열형과 비슷한 요리법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는 앞에서 서술된 요리법과 이질적인 서술 방식을 취하며, 특히 서양요리 증보의 경우에는 각 요리법마다 순서가 매겨져 있다. (1), (2), (3)등의 괄호 형태로, (1)번의 베지터블 수프(매시데불쑵, 야채수프)부터 (20)번의 사과파이까지의 순이다. 사과파이의 경우 다음과 같이 서술되었다.

(20) 사과파이

선사과(큰것) 여섯개 6개

사랑 한잔의二分의一 ½잔

계피나 육두구가루 조곰

사과를 벗겨 씨를 빼고 얇게 썰어서 사탕을 섞어 가지고 굽지 않은 파이 껍질에 담고 그 위에 계피가루나 육두구가루를 뿌린 후에 파이 껍질로 덮고 사과가 익을때 까지 구울것 (사과 대신에 복사나 딸기를 알맞게 넣을 수 있음)

(필자가 현대어로 번역함)

요리 만드는 과정이 1번, 2번등의 순서로 구성되어 있지 않지만, 재료 항목이 따로 존재하며 문장이 종결되지 않고 요약형으로 정리되어 있다. 조선요리제법 1931년판 이후에 바뀌게 되는 재료·순서나열형과 비슷한 형태를 가지고 있다.

또, 요리 과정이 완전히 분리된 상태가 아니다. 이는 과도기 형태의 재료순서나열형 요리법이라고 볼 수 있으며,『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에서는 서양요리, 중국 요리, 일본 요리에서만 나타난다.

외부에서 유입된 근대적인 요리법과 비슷한 형태로 전환되는 양상이라고 표현할 수 있지만, 조선요리의 경우 증보판이 되어도 재료순서나열형의 형태를 취하지 않고, 조선요리에 관련된 모든 요리법은 이야기형의 형태로만 이루어져 있다.

서술 방식의 측면에서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은 대량 인쇄 기술이 도입되기 이전인 조선시대의 요리책과 흡사한 모습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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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료출처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한식진흥원 •전북음식플라자 •우석대학교 식품영영학 윤계순 교수 •호서대학교 식품영양학과 정혜경 교수 •경북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백두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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