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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조리서 이야기 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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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hapter 2. 선행연구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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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2mark 요리법에 관한 민속학적 연구 경향

민속학적 연구방식을 사용하여 요리법을 대상으로 한 연구는 크게 두 가지 갈래로 나뉜다. 첫 번째는 구술면담을 통해 요리법을 수집하고 분석한 연구이며, 두 번째는 역사적 문헌을 통해 요리법과 시대적 상황을 고찰한 연구이다. 이 두 연구방법은 모두 같은 문화권에 속한 사람들의 음식생활을 요리법이 반영한다는 전제 위에서 마련되었다.

가) 구술면담을 통한 요리법 연구

『한국민속종합조사보고서(韓國民俗綜合調査報告書)』의 각 도별 음식, 식생활 편과 『향토음식』 편은 향토음식을 대상으로 요리법을 수집한 작업의 시초로 볼 수 있다.11)

각도별 『전라남도』·『전라북도』편에서는 ‘음식’ 편으로, 그 다음 지역부터는 ‘식생활’로 명칭이 바뀌어 조사되었으며 일정한 조사 형식은 없다. 첫 ‘음식’ 편에서는 1)전체적인 식생활 개관, 2)상차림, 3)음식재료, 4)지방특미(地方特味)로 구성되어 있으며 지방특미 부분에 재료나 순서가 제외된 요리법이 실려 있다.

『경상남도 편』부터는 ‘식생활’로 명칭이 바뀌며, 각 도별로 구성은 상이하지만 요리법을 1)일상음식 2)별식(향토음식)·시식(時食) 3)의례음식 4)종교음식 등으로 크게 분류하고 있다. 요리법 이외에도 음식재료, 연료, 요리도구에 관한 부분이나 상차림이 포함된다.

『한국민속종합조사보고서』가 각 지역의 음식과 식생활을 조사하는 방법으로는 면담의 방식을 취하고 있다. 예를 들어 『충청북도편』의 일상음식 중 일부를 충청북도 청원군 옥산면 환희리 등의 지역에 찾아가 그 지역에 사는 사람과의 면담을 통해 조사하는 방식이다.12)

주로 그 지역에 살고 있는 할머니들을 면담하였음을 내용 말미에서 언급하고 있다. 또 각 도별 식생활 작업 이후에 출간된 『향토음식편』은 국가중요문화재 제 38호 황혜성이 조사책임자로 1)주식류 2)떡류 3)소금 및 장류 4)찬류(반찬) 5)조과류(造果類) 6)음청류(飮淸類) 7)의례음식류를 지역별로 정리했다.

각 지역에서 면담한 사람을 이름, 나이, 주소로 명시하고 있으며 면담뿐 아니라 문헌에서 조사한 내용을 기록하기도 하였다.『한국민속종합조사보고서』는 전국의 음식과 요리법을 종합적으로 조사하고 수집하여 기록한 민속학적 조사 방법이며, 각 지역의 식생활을 개관하였다.

그러나 정보제공자의 배경을 설명하지 않고 요리법에만 한정된 면담이었으므로, 요리법이 어떤 방식으로 전승되었는지 과정을 알 수 없다. 이 때문에 등장하는 요리법이 그 지역에서 언제부터 소비한 음식인지, 실제로 소비했던 음식인지 모호한 한계를 가진다.

또한 정보제공자가 설명한 향토음식이 각 지역을 대표하는 음식으로 지역화 되어 요리법을 가진 사람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하였다. 따라서 요리법을 보유한 사람보다 요리법이 우선시되는 요리법의 물상화(物象化) 현상이 나타나는데 일조한 측면이 있다.

이런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서 요리법을 보유한 사람을 중심으로 요리법이 전승되는 과정과 습득하는 과정을 면밀히 조사해야 한다. 이와 같이 면담을 통한 요리법 조사는 서혜경의 젓갈 연구에서도 나타난다.13)

서혜경은 젓갈에 대한 연구가 식품학의 영양 성분의 분석에만 집중되어있음을 지적하고 각 지역의 젓갈 요리법을 수집한 다음 지역성을 밝혀냈다. 1985년~1987년의 면담을 통해 145종의 젓갈의 종류를 밝혀냈으며 이를 주재료, 지역, 담그는 방법 별로 구분하였다.14)

각 지역에서 소비되는 젓갈의 종류를 정리하는 것은 전국의 음식생활을 이해하는 기초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한국민속종합조사보고서』와 마찬가지로 특정 요리법이 각 지역을 대표할 수 있는지 의문이 제기된다.

요리법을 수집하기 위한 현지조사와 면담은 각 시도의 민속지(民俗誌)를 작성할 때도 요리법을 수집하고 식생활을 밝히기 위해 사용된다. 특히 『경기민속지』의 『경기 동부의 식생활』, 『경기 북부의 식생활』에서 농촌이나 산촌에 사는 가정의 음식 민속지를 작성한 것을 예시로 들 수 있다.15)

이 연구에서는 한 가정을 정보제공자로 삼고 그 가정 구성원의 인적사항과 살림살이를 밝힌 다음, 일정한 기간 동안 일상 식단을 정리하였고, 일상음식·의례음식·저장음식으로 나누어 조사하는 방식을 취했다.

마찬가지로 한 가정이 지역을 대표할 수 있는지에 대한 한계가 있으나, 음식 민속지를 작성하는 구체적인 사례를 제공했으며 현지조사의 한계를 문헌수집으로 보완하려고 한 점에서 의의를 가진다. 이외에도 장 만드는 법을 전승지식으로 간주하고 현지조사를 실시하여 전승되는 양상을 밝힌 연구 등이 있다.16)

요리법을 현지조사와 인터뷰 면담 등을 통해 수집하고 정리한 연구는 주로 관에서 주도했다는 특징이 있다. 한 집단의 음식생활 민속지를 작성하는 것은 음식문화를 밝히는데 필수적이며 이를 문헌으로 보완하는 방식을 통해 정리되어야 할 것이다.

나) 역사 문헌을 통한 요리법 연구

요리법을 문헌을 통한 통사적인 접근 방법은 현재까지 남아있는 요리법의 기원을 찾거나, 역사적 과정 속에서 요리법이 어떻게 변화하였는지를 살펴보기 위해 과거의 요리책이나 요리 관련 문헌을 연구대상으로 삼는 방법이다.17)

이 연구 방법은 주로 하나의 요리법을 선택하여 요리책에 등장하는 관련 요리법을 시간 순서나 특정 기준대로 나열하고, 재료와 요리 과정을 설명한다. 단 요리책에 등장하는 요리법이 신체와 구술로 전승되어 문자화된 것이고, 이와 같이 작성된 음식과 요리가 당대에 일상적으로 소비되었을 것이라는 인식을 당연시하는 문제를 가지고 있다.

또한 이 연구방법은 필사본과 출판인쇄본의 차이를 충분히 설명하지 못하며, 필사본 요리책을 본 독자가 소수라는 점을 간과하고 있다는 점에서 한계를 가진다. 예를 들어 필사본인 『임원경제지(林園經濟志)』등의 문헌은 인용문헌이 확실히 표기되어 있으며, 각각의 내용은 서유구 본인의 책, 조선 문헌, 중국 문헌, 일본 문헌에서 가져온 것이다.18)

서유구의 글쓰기 방식은 총서(叢書)와 마찬가지로 본인이 접할 수 있는 문헌을 바탕으로 저자의 체계에 따라 모든 요리법을 망라하여 수집하고 기록한 것이다.19) 그러나 『임원경제지』『정조지』에 나오는 요리법이 모두 실제로 요리되었던 것인지 알 수 없으므로 이를 실용성을 위해 작성한 것이라고 해석하기에는 근거가 부족하다.

『정조지』에 나오는 음식을 재현하는 연구에서는 서유구 본인이 실제로 요리에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었다고 보며, 각각의 음식이 지닌 효능에 집중하고 있다.20) 그러나『임원경제지』『정조지』에서 인용한 문헌은 필사본이 주를 이루며, 이를 본 독자는 소수에 불과하다.

즉 한문을 이해할 수 있는 문해력을 가진 사람들에게 내용이 전파된 것이다. 또한 『옹희잡지(饔𩟄雜志)』와 같은 본인의 책이 소실되어 실제 만든 요리법인지, 집안에 내려오는 요리법을 적은 것인지 알 수 없다.

따라서 『정조지』 편에서 인용문헌을 명확히 밝히고 어떤 부분을 주로 참조했는지 경향성을 밝히는 작업이 선행되어야하며,21) 이를 통해 필사본 요리책의 글쓰기 방식을 규명하고 유형화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와 관련하여 요리법을 담고 있는 요리책을 어떤 방식으로 연구할 것인지에 대해 기존의 연구를 비판하고 정립하려는 시도도 있다. 주영하는 한국 음식과 관련된 역사를 연구하기 위해서 사료를 우선적으로 대상으로 해야 하지만, 역사학과 마찬가지로 사료를 비판하는 연구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제껏 연구된 요리책은 필사본이 주를 이루고 있으며, 이 필사본 요리책은 인쇄본처럼 전파를 위한 목적으로 발행된 것이 아니라는 점을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22) 즉, 음식문화의 프로세스(재료-조리-식사-영양-풍속)를 통해 문헌을 분류하는 기준을 세워야 한다고 본다.23)

요리법에 대한 두 연구방법은 음식문화를 분석하기 위해 상호 보완하여 사용되어야 한다. 구술면담을 통한 요리법 수집만을 할 경우에는 역사적 전승 과정을 설명하기 힘들고 향토음식에만 치우치게 되며, 문헌을 통한 요리법 조사만을 할 경우에는 문헌이 쓰인 당대의 일상과 괴리되고, 저자의 글쓰기 방식을 간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중 문헌을 통한 요리법 조사에서 선행되어야 할 것은 문헌의 성격을 밝히고 저자, 독자, 판본의 요소를 찾는 것이다. 즉 요리책을 연구하는 이유는 요리책이 담고 있는 요리법이 어떤 상황에서 기록되었는지를 파악하고 이를 통해 요리법이 가진 요리 지식이 전파되어 가는 과정을 설명하기 위해서이다.

또한 구술면담의 정보제공자가 신체·구술을 통해 배운 요리법과 요리책을 통해 배운 요리법 모두를 습득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으며, 이 경우 정보제공자가 요리책의 독자라는 인식을 바탕에 두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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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료출처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한식진흥원 •전북음식플라자 •우석대학교 식품영영학 윤계순 교수 •호서대학교 식품영양학과 정혜경 교수 •경북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백두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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