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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조리서 이야기 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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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hapter 11. 근대 요리책의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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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2mark 요리책의 지식 전승 계보

전승(傳承)은 문화나 풍속을 형성하는 지식이 이어지는 과정을 의미하며, 주로 구비전승(口碑傳承)과 전승문예(傳承文藝)를 설명할 때 사용되었다. 민속학에서 다루는 전승은 민속 지식이 이어지는 과정을 뜻한다고 볼 수 있다.

황인덕은 1960년대 이후 구비문학연구를 위한 구비전승 자료의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문헌 자료처럼 죽어 있는 것이 아니”259)라는 점을 강조하였다. 또한 구술을 문자화하는 방식을 보완하여 1979년 발행된『韓國口碑文學大系』 작업에서 현장성을 더 중점적으로 다룰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260)

즉 이야기와 같은 민속 지식은 주로 정보제공자에게 얻는 구술을 뜻하는 것이었으며 구비문학뿐만 아니라 의례, 마을신앙, 종교, 춤, 무예, 생업 행위 등의 민속 지식을 문자화 한 후 연구되었다.261)

이 민속지식을 문자화하는 것은 민속지(民俗誌, Ethnography)를 작성하는 것과 연관되어 있으며 현지조사와 함께 민속지를 작성하는 것이 민속학의 주된 연구방법 중 하나이다.

이에 대해 김태우는 현재까지 민속학에서는 민속 지식이 대부분 구술로만 전승되는 것처럼 여겨졌지만, 민속 지식이 결과물로 드러나는 무형과 유형의 자료를 구별할 필요가 있음을 주장했다.

즉 민간전승에서 구전의 방식을 사용한 무형의 자료뿐만이 아니라 기록물과 물적 증거물이 중심이 되는 유형의 자료에서도 민속 지식이 전승된다는 것을 강조했다.262) 즉 구술과 구전에 의존하던 양상에서 문헌자료와 기록을 조사하는 것이 민속학 연구의 방법론이 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기록물을 살펴야 한다는 것은 중시되어야 한다. 허정주는 구비전승 조사 현장에서 텍스트로만 전개되어온 기존의 구비전승 연구의 한계를 지적했다.

즉 황인덕이 정보제공자에게 구술로 확보한 설화를 조사하고 정리하여 책으로 발행 했으나, 이후 전승자가 사라지면서 문자 전승 형태로만 전승되는 현실을 인지하였으며 이를 공동체 문화의 ‘탈맥락화’ 현상으로 규정했다.263)

이 과정에서 허정주는 텍스트 중심에 매몰되어 있는 기존의 연구에서 매체를 확장하여 민속지를 작성할 것을 주장했다. 즉 이는 과거 혹은 현재의 기록물을 연구의 대상으로 상정할 때 책이라고 하는 매체의 중요성을 대두해야 함을 시사한다.

지식이 전파되는 과정에서 책은 구술로 전승되는 과정과 문자에서 문자로 전승되는 과정, 그리고 월터 옹이 제시한 2차적 구술 과정(secondary orality: 문자에 입각한 구술성)을264) 모두 포괄할 가능성이 높은 매체이기 때문이다.

이를 연구하기 위해 먼저 선행해 살펴볼 수 있는 것은 매체의 발달 과정에서 문자에서 문자로 전승되는 내용이다. 내용의 유사성을 통해 전승의 여부를 판별할 수 있기 때문에 책과 책을 비교해보고 대조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특히 책이라는 매체를 중심으로 하여 최원오는 이와 같은 책의 전승 과정을 “서승(書承)”이라는 개념으로 표현했다.

구비문학의 이야기를 주된 연구대상으로 삼아 서승의 의미를 설명한고 있으며, 같은 이야기가 문자의 형태를 통해 책에서 책으로 내용이 축약되거나 수정되면서 옮겨지는 양상이 과거부터 나타난다는 점을 몇 가지 사례를 통해 제시하였으며, 출판문화 시기에는 맥락이 바뀌는 양상에 대해 언급했다.265)

인용문헌이 나와 있는 책과는 다르게, 구비문학의 성격을 지닌 이야기책은 출전에 해당하는 인용문헌을 잘 기록하지 않기 때문에 구비문학에서 이런 점을 발견하기 쉽다.

최원오는 19세기에서 20세기 사이 출판문화에서 재담과 기담을 엮은 책이 상업출판 되었고, 이 과정에서 여러 출전의 설화가 ‘奇’라는 표제로 서승되거나 서승의 서승화가 되었다고 판단했다.266)

그러나 서승을 구승과 다름없는 동질성이 있다고 보았기 때문에 구술을 듣는 청자와 문자를 읽는 독자라는 주체의 다름을 고려하지 못했다. 또한 상업출판의 영향력을 인정하였으나, 출판문화의 역할을 담당하는 출판 관련 주체들의 행위를 언급하지 않아 더 확장된 연구로 진행되지 못했다.

요리와 음식의 경우 음식생활과 음식문화를 설명하는 지식을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될 수 있으며, 요리를 재현하는 과정이 구술로 다수 전승되어왔다. 요리를 하는 과정과 음식이 만들어지는 과정은 이런 구술뿐만 아니라 다양한 매체를 통해 표현되는 양상을 파악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이 매체 가운데 책이 포함되며, 책의 저자는 자신의 인식체계에 따라 요리 지식을 문자화하여 기록한다. 그러나 요리책의 저자가 반드시 요리를 신체적으로 전승한 주체라고 판단할 수는 없다.

즉 앞선 책이나 다른 책을 본 저자가 이를 바탕으로 하거나 이 책에 포함된 요리법과 요리 지식을 자신의 책에 그대로 기술할 수 있으며, 이는 문자에서 바로 문자로 전승되는 요리 지식에 해당된다.

2장과 3장에서 각각의 3절의 결과를 바탕으로 본다면, 『조선요리제법』의 저자인 방신영은 『부인필지』의 독자라고 볼 수 있으며,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의 저자인 이용기는 『임원경제지』 『정조지』, 『산림경제』, 『증보산림경제』, 『농정회요』 혹은 『준생팔전』, 그리고 『조선요리제법』의 독자라고 간주할 수 있다.

특히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의 경우 요리책의 대부분의 내용이 앞선 문헌에서 비롯된 것이며, 한문으로 된 요리 지식을 한글로 옮겼다. 또한 그에 그치지 않고 앞선 문헌에 나오는 요리법을 비판하기도 하는 등의 서술 방식을 취했다.267)

<그림 25> 『조선요리제법』과『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중심의 지식 계보도

 『조선요리제법』과『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중심의 지식 계보도

* (주영하의 『거가필용사류전집』을 통해서 본 조선시대 요리책의 문화사 <그림 32>『거가필용사류전집』의조선과 한국에서의 독자 계보도를 일부 참조하였다.)

따라서 본고의 연구대상인 『조선요리제법』과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을 대상으로 위와 같은 지식의 계보도를 그릴 수 있었다.

지식의 계보는 1) 기존의 책에서 증보되었거나, 내용이 거의 일치하는 경우 2) 책의 일부 내용이 일치하거나 참조하여 변형된 경우 3) 신지식의 영향으로 인해 전면적인 수정을 가한 경우로 총 3개의 유형으로 정리할 수 있었다.

『조선요리제법』 1기의 경우 『부인필지』와의 계보에서 2번째 경우에 속하며, 마찬가지로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의 경우에는 『임원경제지』 『정조지』와의 계보에서 같은 경우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은 『조선요리제법』에서도 지식의 일부를 변형하여 참조하였기 때문에 2번째 유형으로 분류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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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료출처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한식진흥원 •전북음식플라자 •우석대학교 식품영영학 윤계순 교수 •호서대학교 식품영양학과 정혜경 교수 •경북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백두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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