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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hapter 2. 누룩을 알아야 우리 술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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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2mark 고문헌 누룩 제조법

나. 우리나라 선조들이 전하는 누룩 제조법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조리서인 <산가요록(1450년, 전순의)>에는 조국법과 양국법이라고 하여 누룩 딛는 방법부터 띄우기, 법제 방법까지 소개되어 있다. 조선시대 문헌으로는 최초로 누룩 제조법을 적었다고 할 수 있다. <산가요록>을 시작으로 <음식디미방>, <산림경제>, <규합총서>, <임원십육지> 등 누룩 제조를 다룬 책이 문헌에 술 빚는 방법에 관한 내용과 함께 등장했다.

그만큼 누룩은 우리나라 전통주의 역사와 함께 걸어온 동반자이자 술맛을 좌우하는 주체였다. 전통적인 누룩 제조법은 지금까지도 그대로 따라하거나 약간 변형하여 제조하고 있다. 그 만큼 옛 선조들의 누룩 제조 및 띄우는 법, 법제 방법은 거의 완벽에 가까웠다.

<산가요록>에서는 누룩을 삼복 때 디디는 것이 가장 좋다고 했다. 우리나라의 여름은 장마철이 있어서 고온 다습하지만 삼복 동안에는 고온 건조한 날씨가 어느 정도 지속된다. 이때 누룩을 띄우면 벌레가 생기지 않고 누룩도 잘 썩지 않아 좋은 품질을 얻을 수 있다.

21일간 누룩을 띄우라는 내용의 의미는 누룩곰팡이가 21일이면 생육하기에 충분한 기간이기 때문이다. 띄우기가 끝난 누룩은 햇볕에 3일간 말리고 물에 2일간 담그기를 반복한다고 되어 있다. 이것은 법제 방법을 설명해 놓은 것이다.

이 과정을 거치지 않고 누룩을 바로 사용해 술을 담그면 술에서 누룩취가 발생한다. 요즘은 누룩을 3일 동안 낮에는 햇볕에 말리고 밤에는 이슬을 맞히라고 적힌 <음식디미방>의 방법을 주로 사용하고 있다.

음식디미방 안동장씨
<음식디미방 안동장씨>
■ 더 알아보기

* 음식디미방

<음식디미방>은 정부인 안동장씨(1598~1680)가 딸과 며느리들에게 전하기 위해 정리한 음식 조리서다. 17세기 우리 조상들이 무엇을 만들어 먹었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문헌이다. 모두 146개의 음식 조리법이 적혀 있는 최초의 한글 조리서다.

(표 2-2) <산가요록> 조국법

삼복(三伏) 때 디디는 것이 좋다. 복 전날 저녁에 녹두를 깨끗이 씻어서 물에 담갔다가 복날에 건져내어 푹 찌고, 여뀌 잎과 연꽃을 같이 맷돌 위에 놓고 즙을 취한 다음, 기울과 녹두를 그 즙에 섞고 익혀서 찧은 후 둥글게 빚는다. 기울 1섬과 녹두 1말을 섞고 디디는데 단단할수록 좋다. 연잎과 닥나무 잎으로 싸서 띄운다.

21일이 지나면 곰팡이가 생기는데 햇볕에 말려 쓴다. 대개 술을 만들 때 누룩을 밤알만큼 부수어 햇볕에 3일간 말리고 물에 2일간 담그기를 반복한다. 술을 빚을 때는 아주 잘 말려서 빚어야 실수가 없다.

또 다른 방법도 있다. 가을에 쓸 겉보리 1말을 깨끗이 씻어서 먼지나 돌이 하나도 없게 한다. 절구에 빻은 가루에 밀가루 1∼2되를 물과 조금 섞어서 얇고 단단하게 누룩을 밟아 디딘다. 연기에 쐬어 띄우는 방법은 복날, 누룩 만드는 법과 같다. 술을 만들 때 가는 체로 쳐서 껍질을 걸러내고 빚어야, 색이 희고 맛이 좋다.

다음으로 <산가요록>의 양국법(좋은 누룩 만드는 법)을 소개한다. 녹두와 밀기울을 적당량 섞어서 누룩을 띄우면 여름에 잘 썩지 않고 향이 좋은 술을 빚을 수 있다는 내용이다. <산가요록>에서는 누룩을 띄울 때 모두 매달아서 띄우는 것을 추천하고 있다. <산가요록>에서는 이화국 제조법도 소개하고 있는데, 그 제조법은 (표 2-3)과 같다.

(표 2-3) <산가요록> 양국법

삼복 때 녹두를 타서 껍질을 벗기고 물에 담갔다가 찌면 떡고물(떡소)과 같다. 다른 방법도 있는데, 녹두를 타서 껍질을 벗기고 깨끗이 씻어 물에 담가 맷돌로 갈아도 된다.

두 방법 다 초복에는 기울 1말에 녹두 1되, 중복에는 기울 1말에 녹두 2되, 말복에는 기울 1말에 녹두 3되를 섞어서 단단히 디디고, 도꼬마리 잎으로 두껍게 싸서 매달아 말린다. 누룩 틀이 크면 잘라서 두 조각으로 만들어도 된다. 녹두가 적으면 기울 1말에 녹두 1말로 한다.

이화국 제조에도 21일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 쌀가루를 이용해 발로 밟아 성형 하지 않고 손으로 오리알 크기만큼의 덩어리를 만들어 빈 섬에 띄운다. 쌀가루는 밀기울보다 접착력이 약해서 누룩 틀에 넣어 발로 밟아 성형하지 못한다. 위와 같은 방법으로 오리알 크기만큼의 덩어리를 만들어 띄운다.

(표 2-4) 이화국 제조법

2월 상순에 멥쌀 5말을 하룻밤 물에 담갔다가 이튿날 곱게 가루 내어 체질한다. 그리고 물을 잘 조절하여 단단하게 오리알처럼 덩어리를 만들고 쑥으로 풀길이에 따라 싼다. 다 싸면 빈 섬에 담아 따뜻한 온돌에 놓고 빈 섬으로 덮는다. 7일 후에 뒤집어 14일까지 놓아두었다가 다시 뒤집어 21일이 되면 꺼낸다. 이어 껍질을 제거하고 덩어리 하나를 3∼4조각으로 깨서 상자에 담아 홑보자기로 덮어준다. 날이 맑으면 매일 볕을 쬐게 한다.

■ 더 알아보기

누룩을 만들 때 녹두를 섞는 이유는 누룩이 잘 썩지 않게 하기 위함이다. 또한 좋은 향을 내며, 누룩취를 최소화하기 위함이다. 보통 누룩을 띄우는 기간은 21일인데, 실제로 누룩의 효소력 측면에서 볼 때 최적이다.

1655년경에 쓰인 <사시찬요초>에도 누룩 제조법이 나온다1.6 70년경에 쓰인 <음식디미방>은 일반 누룩 제조법 외에 이화국 제조법도 소개하고 있다. 봉상시는 조선시대에 제사와 시호를 맡아보던 기관이었다. <음식디미방>의 저자인 안동장씨가 봉상시를 거론한 것을 보면 안동장씨가 봉상시에서 일정 기간 동안 누룩 제조법을 배웠거나 봉상시에서 일했던 사람에게 전수를 받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누룩 제조법은 다양한 문헌에 기록되어 있다. 내용도 시간이 지날수록 상세히 기록되어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위의 내용만 참고해도 누룩을 제조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 다음 장에서는 보다 자세히 누룩 제조법을 소개하고자 한다.

(표 2-5) <사시찬요초> 누룩 제조법

누룩은 초복에 만드는 것이 가장 좋다. 그 다음이 중복, 그 다음이 말복이다. 맷돌로 원료를 갈아서 취한다. 보리 10두, 밀가루 2두로 누룩을 만든다. 녹두 집에 여뀌와 더불어 반죽하고 밟아 떡 처럼 만들고, 연잎과 도꼬마리 잎으로 싸서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 걸어 말린다. 반죽을 단단히 하고 강하게 밟아야만 좋은 누룩이 된다.

(표 2-6) <음식디미방> 이화국 부분 의역

흰쌀 3말을 깨끗이 씻어 물에 하룻밤 재워 다시 씻어라. 곱게 가루 내어 주먹만큼 만들고 짚으로 싸서 빈 돗자리에 담아 더운 구들에 놓고 자주 뒤적여 누렇게 뜨면 좋다. 쓸 때는 껍질을 벗기고 가루를 내어라. 처음에 물을 많이 넣으면 썩어서 좋지 아니하니라.

(표 2-7) <음식디미방> 주국 방문 의역

흰쌀 3말을 깨끗이 씻어 물에 하룻밤 재워 다시 씻어라. 곱게 가루 내어 주먹만큼 만들고 짚으로 싸서 빈 돗자리에 담아 더운 구들에 놓고 자주 뒤적여 누렇게 뜨면 좋다. 쓸 때는 껍질을 벗기고 가루를 내어라. 처음에 물을 많이 넣으면 썩어서 좋지 아니하니라.

■ 더 알아보기

누룩을 밤톨만 한 크기로 부수어 법제한다. 법제를 하지 않으면 술을 빚는 과정에서 누룩취가 발생하여 술을 빚고 나서도 좀처럼 없어지지 않는다. 낮에 볕을 쬐는 주된 이유는 누룩의 잡균과 잡내를 제거할 수 있기 때문이며, 밤에 이슬을 맞히는 것은 수분을 제공하고 곰팡이의 균사 성장을 도우며 효소력을 높이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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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료출처 •농촌진흥청 농촌지원국 •국립농업과학원 •세계김치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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