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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2mark 에스더 최, 세계의 수도에서 한식을 외치다

에스더 최, 세계의 수도에서 한식을 외치다

찌개와 전골 등 ‘아저씨 느낌’의 요리를 좋아한다고 본인을 소개한

‘Mok Bar(먹바)’ 창업주 에스더 씨

한식의 위상이 하루가 다르게 높아지고 있다. 미 영사관에 따르면 최근 미국에서는 김치, 불고기, 비빔밥 등 한식이 웰빙 음식으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으며, 한국 음식에 사용되는 식재료의 수요가 많이 늘었다고 전했다.

미국 PBS 방송에서 요리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인기 셰프 마이크 콜라메코는 “미국인들도 이제 한국의 맛에 익숙해진 만큼 전통적 요리법이든, 현대식 요리법이든 다양한 메뉴로 접근하면 큰 인기를 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고, 또 다른 인기 셰프 토드 잉글리시는 김, 고추장, 소금 등의 식재료를 활용한 다양한 요리를 선보이며 역시 현지인들에게 많은 호응을 얻었다.

한 나라의 문화를 알리는 수단으로 ‘음식’만큼 좋은 것이 없다. 한국은 다양한 문화 콘텐츠로 세계에 이름을 알려왔고, 이제는 한식을 통해 전 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으려는 것이다. 그 한식열풍의 선두에는 세계의 수도 맨해튼에서 활약하는 ‘먹바(mok-bar)’가 있었다.

‘먹바(mok-bar)’ 에스더 최 셰프
▲ ‘먹바(mok-bar)’ 에스더 최 셰프

맨해튼 첼시 마켓에 위치한 먹바는 퓨전한식을 요리하는 식당이다. 외국인들에겐 다소 거부감이 들 수 있는 한식 메뉴도 전 세계 인종 누구나 맛있게 먹을 수 있도록 재구성한 것이다. 개업한 지 불과 100일을 겨우 넘긴 식당이었지만, 다양한 인종으로 가득 찬 테이블은 그 뜨거운 인기를 실감하게 했다.

먹바의 창업주이자 메인 셰프인 에스더 최(Esther Choi). 인기 레스토랑인 만큼 창업주의 나이도 꽤 많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28살에 불과한 그녀를 만나면서 선입견이 완전히 깨져버렸다.

유창한 한국어로 찌개와 전골 등 ‘아저씨 느낌’의 요리를 좋아한다고 본인을 소개한 에스더 씨. 그러나 그녀가 막상 한국에서 있던 기간은 3년에 불과했다. 에스더 씨가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갖고 한식 열풍에 앞장서게 된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그녀와 한식의 맛있는 인연 스토리를 집중 조명해봤다.

♣ 에스더 최, 그리고 먹바

에스더 씨는 한국인 가족을 둔 재미교포 2세다. 에스더 씨의 할머니는 미국으로 왔음에도 불구하고 항상 한식을 요리했고 에스더 씨 역시 한식을 먹으면서 자랐다. 할머니의 탁월한 요리솜씨에 길들여온 그녀는 곧 한식에 특별한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식재료가 한식에 딱 맞지 않았어도 할머니는 계속 한식요리를 하셨어요. 그리고 저는 할머니 밑에서 요리하는 걸 배우기 시작했죠.

보통 아이들은 어릴 때 소꿉장난을 하지만, 저는 어렸을 때부터 할머니와 제대로 된 요리를 만들었고 김치나 만두처럼 제법 난이도 있는 요리도 선보였어요. 그렇게 항상 요리에 관심이 많았고, 14살 때부터 근 10년 동안 레스토랑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진정 저의 길이 요리라는 것도 깨달았죠.

요리에 대한 무한한 사랑을 깨달은 그녀. 하지만 미국에서 한식요리를 선보이기란 결코 쉬운 선택은 아니었을 것이다. 사람들에게 한식을 선보이기까지, 그녀는 과연 어떤 과정을 거쳤을까.

‘한식’ 자체를 가르쳐준 곳은 없었어요. 하지만 저 스스로 공부는 많이 했죠. 일단 일반 요리학교를 다녔고 그 다음엔 한국 다큐멘터리, 요리책을 보면서 한식을 엄청나게 연구했어요.

요리사로서의 꿈과 한식을 사랑하는 마음이 있다 보니 저한테는 마냥 재미있게 느껴졌죠. 애초에 할머니한테 물려받은 한식 DNA가 있는 것 같기도 해요(웃음).

‘먹바(mok-bar)’ 에스더 최 셰프 No1.

인터뷰가 진행되는 와중에도 먹바는 한 치 여유도 없이 바쁘게 돌아가고 있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단 하루도 쉬지 않는 영업. 28살의 에스더 씨에게는 너무 버겁지 않을까 걱정스러웠지만 오히려 기운찬 대답과 뿜어져 나오는 자신감은 쓸데없는 걱정을 가시게 했다.

저는 호불호가 굉장히 갈리는 성격이에요. ‘Likes and dislike’라고 하죠. 싫어하는 일은 거의 잘 안 하지만, 좋아하는 일은 반드시 끝을 보아야만 하죠. 그래서 자연스럽게 한식을 공부하고 먹바를 차릴 수 있던 것이고요.

지금까지 일주일에 100시간 넘게 일을 해왔고 특별히 휴식을 가져본 적이 없어요. 일단 제 것이고 제 일이니까, 그리고 제가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이니까 항상 에너지가 흐르는 걸 느끼죠. 뭐, 원래 에너지가 넘치는 성격이기도 하고요.

♣ 먹바, 그리고 뉴욕

뉴욕에서 성공하면 세계 그 어디를 가도 성공할 수 있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뉴욕엔 다양한 취향의 사람들이 모이고, 까다롭기도 상당히 까다롭다는 것. 게다가 업계 간 경쟁도 심해 비장의 카드가 없으면 대중의 눈에 띄지도 않는다. 이처럼 쉽지 않은 환경에서 지금의 먹바로 성장하기까지 에스더 씨 역시 어려움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먹바(mok-bar)’ 에스더 최 셰프 No2.

솔직히, 정말로 열심히 일하고, 많은 것을 알고 있어야 해요. 특히 레스토랑 같은 경우는 더 그렇죠. 저는 셰프이면서도 창업자이기 때문에 사무적인 부분도 직접 관리를 해주어야 해요.

제가 레스토랑에 고용된 입장이면 마음 편하게 요리에만 집중하면 그만이지만, 이제는 손님도 챙기고 가게 전체도 챙기는 등 다방면으로 해야 할 것이 너무나 많죠. 가끔 ‘성공을 해야만 한다.’라는 압박감에 시달리기도 해요.

에스더 씨에겐 창업 자체가 도전이기도 했지만 ‘퓨전 한식’ 역시 선례를 찾기 힘든 거대한 도전이었다. ‘퓨전 한식’이라는 분야를 개척해나가는 에스더 씨는 이에 따른 부담감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은 먹바의 요리들
▲ 한국식 재료를 이용해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은 먹바의 요리들.

제가 다루는 한식은 평범한 한식이 아니라 특이한 한식이에요. 제가 만약 전통적인 한식을 다루었으면, 이미 한식이 오래 전부터 사람들의 호응을 받아온 만큼 저도 그만큼의 호응을 보장할 수 있었겠죠. 하지만 그런 식으로는 뉴욕에서 크게 성공할 수 없어요.

반드시 특별한 점이 있어야 하죠. 그리고 사람들이 난생 처음 접하는 특별한 음식인 만큼, 단 한 번에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어야 해요.

사실 제일 어려운 손님들이 바로 한국 손님들이에요. 몇몇 한국 손님들은 먹바의 음식을 드시고 입맛에 안 맞는다고 불평하신 적이 있죠. 먹바의 음식은 전 세계인들의 입맛에 맞춰진 음식이에요.

저 또한 같은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가지고 한식을 세계에 널리 알리고 싶었던 건데, 그것을 이해하지 못하셨을 때 조금 속상한 마음이 들었죠.

♣ 한식, 그리고 에스더 최

미국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아시아 음식 중 하나는 바로 ‘라멘’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일본식 라멘의 맛에 길들여진 만큼, 에스더 씨는 무조건 한국식 라면을 고집하기보다는 일본식 라멘과 한국식 라면을 절충한 신 메뉴를 내놓았다.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은 먹바 일본식 라멘과 한국식 라면을 조합한 김치라면
▲ 일본식 라멘과 한국식 라면을 조합한 김치라면.

미국인들에게 라멘은 고급 음식이에요. 국물, 면발, 건더기까지 상당히 까다롭게 살피죠. 그런 라멘에 한국식 라면을 적용하려니 쉽지 않았어요. 정말로 많은 공부와 연구를 거듭한 끝에 먹바만의 라면을 내놓을 수 있었죠.

새로운 요리가 성공하려면 한 입만 먹어도 무조건 입맛에 맞고 맛있어야만 해요. 다행히 전국 각지에서 온 다양한 사람들의 입맛을 만족시킬 수 있었죠. 이러한 이유 때문에 한국 손님들은 먹바의 요리들을 드시면 대체로 느끼하다고 느끼실 수도 있어요.

조금씩, 신중하게 세계인의 입맛에 다가가는 에스더 씨. 그녀가 한식을 선택한 데는 분명한 확신과 이유가 있을 터였다. 본인이 생각하는 한식 최고의 강점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너무 많은데 어떡하죠?”라며 대답을 망설인 에스더 씨. 그녀가 끝끝내 선택한 최고의 강점은 바로 ‘발효’였다.

한식은 발효를 통해서 조미료를 쓰지 않고도 깊은 맛을 낼 수 있어요. 이것이 다른 나라의 음식들과 가장 큰 차이점이자 강점이죠. 그래서 저희는 요리를 할 때 ‘미원’을 단 한 스푼도 안 써요.

주방에 가면 캔이나 패키지로 된 식재료는 일절 없는데다 고추장, 김치는 다 저희가 직접 만들어서 제공하죠. 이는 한식 고유의 전통이기 때문에 어떤 일이 있어도 지키는 룰이에요. 실제로 음식을 사랑하고 맛을 아는 손님들은 ‘아, 진짜로 깔끔한 맛이다.’ 하고 곧바로 알아채시죠.

하지만 빛이 있으면 어둠도 있는 법. 한식의 장점에 이어서 한식 최대의 단점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에스더 씨는 재미있게도 다시 ‘발효’라고 답했다.

‘먹바(mok-bar)’ 에스더 최 셰프 No3.

발효는 한식의 깊은 맛을 내는 핵심이긴 하지만 이것을 조절하기란 너무 어려워요. 날씨에 따라서 달라지고, 온도에 따라서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서 달라지고, 심지어 장사가 잘 되느냐 안 되느냐에 따라서 보관함에 머무는 시간도 달라지죠. 이것을 조절하지 못하면 항상 음식의 맛이 변하는 셈이에요.

그래서 사업가로서의 저는 항상 유혹에 시달려요. ‘아, 조미료를 조금만 쓰면 훨씬 더 쉽게 요리하고, 더 많은 손님들의 입맛에도 맞을 텐데.’ 하고요. 하지만 요리사로서의 저는 용납할 수 없죠.

저는 그렇게 요리하면서 자라지 않았고, 할머니도 그렇게 요리하지 않았으니까요. 미국 사람들에게 ‘한식은 조미료 없이도 힘 있는 음식이다’라는 걸 어필하고 싶고, 제 요리사로서의 가장 큰 프라이드이기도 해요.

인터뷰의 마무리 즈음, 에스더 씨는 한식의 장점이자 단점 또 하나를 ‘아직 전 세계 사람들에게 친근하지는 않다는 점’을 꼽았다.

중식이나 일식과 비교했을 때 아직 한식은 세계적인 인지도가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 덕분에 한식을 세계적인 음식으로 알리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그 꿈을 이룰 때까지 지치지 않고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이었다.

인터뷰가 끝나자마자 다시 바쁜 영업현장으로 돌아간 에스더 씨. 항상 생글생글 웃던 모습과는 달리, 주방을 살피고 요리를 하는 그녀의 눈빛은 그 누구보다도 매섭게 빛나고 있었다.

‘먹바(mok-bar)’ 에스더 최 셰프 No4.

항상 손님들에게 최고의 음식을 대접하고, 한식의 힘을 보여주겠다는 뜨거운 의지. 그녀에게는 한식 세계화의 선두를 감히 맡겨도 될 듯 마음이 놓였다.

전 세계 어디서나 한식을 만날 수 있고, 인종불문 누구나 한식을 즐기는 시대. 이는 비단 에스더 씨뿐만 아니라 한국인이라면 모두가 바라는 목표일 것이다.

형식적인 국적은 미국이지만 마음만큼은 그 누구보다도 뜨거운 한국인인 에스더 최! 부디 그 꿈이 이루어질 수 있기를 대한민국 모두가 마음을 모아서 응원한다.

‘먹바(mok-bar)’ Esther Choi Chef No5.
▲ Chef, entrepreneur, and podcaster Esther Choi on balancing authenticity and accessibility – The Creative Independent
*time 09분 21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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